연천군의회가 해외 연수를 강행하면서 지역사회에 적잖은 파문을 낳고 있다. 문제는 '공무 국외출장 예산 부정집행' 혐의와 관련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연천군의회의 또다시 국외 출장 계획이 알려지며 지역 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군민과 여론은 싸늘한데도 불구하고, 의원들은 '이미 정해진 일정'이라는 이유로 출국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것은 군민을 향한 대의 정치의 결여다.
외유 출장 논란은 비단 연천군의회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지난 3년간 권익위가 지방의회의 외유성 국외 출장 915여 건의 점검 결과에 따르면, 전국 기초·광역의회가 반복적으로 해온 고질적 병폐로 나타나고 있으며, 수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의회의 명분은 '선진사례 벤치마킹'이지만, 실제로 돌아와 주민 삶을 개선한 실질적 성과는 찾아보기는 어렵다. 보고서 한두 장으로 치장한 해외연수는 시간이 지나면 곧 잊히고, 남는 것은 '군민 혈세로 즐긴 비판 섞인 여행'아니냐는 불신뿐이다. 권익위의 수사의뢰 그리고 여론의 비판과 일부 심의 위원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서도 진행되는 이번 외유성 출장을 비추어 볼 때 의회가 주민들이 보는 시선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 명백하다.
현재 연천군은 경기침체와 인구유출, 청년일자리 문제 등 당면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의회가 이러한 지금, 꼭 외유 출장을 떠나야 하느냐는 물음이 메아리친다. 주민들의 허리띠를 조이며 나온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의회가 최소한 '연천군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납득 가능한 이유가 만들어져야 한다. 연천군의회가 8일부터 4박5일간 추진하는 일본 치매 관련 벤치마킹은 군민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의원들 스스로의 안일한 관행만 고수한 꼴이 될 것이다.
특히 주민과 여론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가장 문제 되는 대목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진행시키려고 하는 관행적 '무시'다. 논란이 불거지고 있을 때 의회가 취했어야 할 태도는 군민에게 설명하고,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일이다. 그러나 오히려 강행 의지를 내비치며, 밀어붙이는 태도는 군민을 무시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며, 의회가 스스로 여론에 대한 문을 걸어 잠근 것이나 다름없다. 지방의회는 주민의 대의기관이다. 그러함에도 주민 여론을 무시한다면 의회 존재 이유와 그 가치성도 떨어진다. 연천군의회의 이번 일본 외유성 출장 강행은 군민과의 거리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때문에 '의회 무용론'이 고개를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군민이 원하는 것은 보여 주기식의 해외연수가 아닌 현실적인 정책 대안, 생활 밀착형 의정활동, 그리고 무엇보다 군민을 존중하고 혈세를 적시적소에 활용하려는 태도다. 2100여만원이 들어가는 혈세가 주민 여론의 비판 대상이 되었을 때 의회는 단순한 외유 출장 논란을 넘어, 지방의회의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지 자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군민의 대의기관인 의회가 주민 여론을 무시하는 태도는 군의원의 자세에 무거운 경종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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