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끔 저녁 시간에 어김없이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바로 개 짖는 소리다. 어느 아파트 세대에서 들리는 건지 모르겠지만 한참 소리 지른다. 자주 반복되다보니 한 번 들리기 시작하면 신경이 곤두선다. 그 소리를 듣고 있는 난 ‘이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 동네 공원에서도 어처구니없는 광경을 봤다.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 나온 70대 여성이 있었는데, 개가 길가 나무 밑에 똥을 쌌다. 그런데 주인은 아무 일 없다는 듯 그냥 걸어갔다. 뒷정리도 없고, 미안함도 없고, 돌아보는 눈길조차 없었다. 보는 내가 다 민망할 정도였다.
비슷한 일은 실내에서도 벌어진다. 며칠 전 하남 스타필드에 갔는데, 한 쇼핑객이 데리고 온 개가 의자에다가 갑자기 오줌을 쌌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순간 주변 사람들도 놀라는 눈치였다. 그런데 견주는 어떻게 했을까. 모른 척하고 그냥 가버렸다. 치우려는 제스처도 없었다. 그 순간 나는 ‘이건 애완견을 기를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란 생각이 들었다.
더 심각한 건 생명에 대한 감각이 무뎌진 사람들이다. 얼마 전에는 남양주에서 개를 트럭 적재함에 싣고 가다 떨어뜨린 사건도 봤다. 개를 가족이라 부르던 시대는 어디 가고, 어느새 개를 짐짝 다루듯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진 걸까. 개보다 사람이 문제라는 말, 틀린 말이 아니었다.
아니나 다를까,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이런 흐름에 대한 공식 통계를 내놨다. 반려동물과 관련한 민원이 1년 새 거의 2배 가까이 늘었다는 거다. 최근 3년간 집계된 민원은 총 3만6813건, 올해는 월평균 1741건으로 전년도보다 1.93배나 증가했다. 민원 유형도 뻔하다. 목줄 안 채움, 배설물 방치, 개 짖는 소음, 동물 학대, 출입 금지 장소 무단출입 등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친 장면들이 그대로 통계로 나왔다.
권익위는 이런 민원 급증에 대응해 ‘민원주의보’를 발령하고, 관계기관에 단속과 예방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그런데 언제나 그렇듯, 제도가 막아줄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사람이다. 펫티켓이 선택이 아니라 상식이라는 말, 이제는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들었다. 그런데 왜 지키는 사람은 여전히 적을까.
이제는 진지하게 반려동물 ‘자격제도’를 고민할 때다. 누구나 개를 기를 수는 있지만, 아무나 키워도 되는 건 아니다. 책임과 예의, 기본적인 공동체 감각 없이 “우리 집 개는 착해요”만 외치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 반려는 감정이 아니라 태도다. 사랑보다 앞서야 할 건 책임이다. 개는 잘못이 없다. 문제는 늘 사람 쪽이었다. 앞으로 애완동물을 기를 수 있는 자격증이라도 만들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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