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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동두천 왕방산 임도길, 시민 위한 둘레길로 거듭나야

오기춘 기자
​​​​​​​접근성 좋은 산길, 둘레길로 변신 중 시민 의견 “명소 될 잠재력 충분” 대중교통 연결 문제는 과제로 지적
임도길에는 ‘450여 년 된 소나무’가 정자 옆에 조성돼 있어 산책 중 마치 귀인을 만난 듯한 인상을 준다. (사진=오기춘 기자)
임도길에는 ‘450여 년 된 소나무’가 정자 옆에 조성돼 있어 산책 중 마치 귀인을 만난 듯한 인상을 준다. (사진=오기춘 기자)
임도길을 걷다 산책을 즐기던 시민 3명을 만나 동행하며 말동무가 됐다. 그중 한 명이 “주말이면 이 산길이 조용해 힐링하려는 사람들로 제법 붐빈다”고 귀띔했다. (사진=오기춘 기자)
임도길에 있는 정자. 이 정자 옆엔 마치 귀인을 만난 듯한 인상을 주는 ‘450여 년 된 소나무’가 있다. (사진=오기춘 기자)

경기도 동두천시 왕방산. 해발 737m의 이 산은 산악인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이지만, 그 산허리를 감싸 안은 약 8.2km 길이의 임도길은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 길은 자연 속에서 시민들이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 가득한 산악 둘레길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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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16일 오전 10시께 왕방산 인근 예례원 임도 초입에 도착해 산행을 출발했다. 완만한 경사의 흙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자, 도심에서 불과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음에도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과 새소리는 마치 깊은 산속에 들어온 듯 착각을 일으켰다.

임도길을 걷다 산책을 즐기던 시민 3명을 만나 동행하며 말동무가 됐다. 그중 한 명이 “주말이면 이 산길이 조용해 힐링하려는 사람들로 제법 붐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이 임도는 원래 군사적·산림관리 목적의 길이었지만 도심과 가까운 접근성과 완만한 구간이 많아 동두천 시민은 물론 일반 시민의 산책로로 제격이다”고 말했다.

왕방산 임도길은 평지처럼 원만한 구간으로 해발 300~500m 산길 산책이 가능해,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둘레길 코스로 활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는 약 8.2km 구간에 이동식 화장실 등 테마 공간이 부족하지만, 동두천시에서 ‘왕방산·동두천천 둘레길 조성’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시민들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약 1시간30분가량 산행을 하던 중 소낙비를 만나 다소 불편함은 있었지만, 등산처럼 위험하지는 않았다. 동행한 시민 A씨는 “서울 근교에 이렇게 조용하고 빗소리를 들으며 산책할 수 있는 길은 없을 듯하다. 너무 좋은 길이다. 그러나 빗길은 저체온증 등 위험이 있어 추천하긴 어렵다”며 “시 차원에서 임도길 테마 조성만 잘 해주면 지역 명소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왕방산 임도길은 동두천 6산 종주에 이용 가능한 숙박시설, 산장, 숲 해설 프로그램, 야생화 탐방로, 계절별 걷기 축제 등과 연계하면 관광 자원으로도 큰 잠재력을 지닌다.

왕방산 임도길에 핀 나리꽃이 산악인들을 반갑게 맞아준다. (사진=오기춘 기자)
힐링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 (사진=오기춘 기자)
누군가 쌓아 놓은 돌탑. (사진=오기춘 기자) 

접경지역이라는 한계 속에서도 동두천은 자연과 사람을 잇는 새로운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왕방산 임도길이 온전히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면,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동두천의 생명력을 품은 녹색 자산으로 거듭날 것이다.

또한 동두천 6산 임도길 가운데 왕방산 임도길 8.2km는 가장 상징성이 높고 천혜의 자연 조경을 갖췄다고 한다.

특히 이 임도길에는 ‘450여 년 된 소나무’가 정자 옆에 조성돼 있어 산책 중 마치 귀인을 만난 듯한 인상을 준다.

시민 B씨는 “동두천 6산의 경우 훌륭한 임도길이 잘 조성돼 있으나, 임도길로 연결되는 대중교통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아 아쉽다”며 “자차를 이용할 경우 10여 km를 돌아와야 해서 시민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 같다. 해당 부서에서 시민 불편 사항을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K씨는 “예전에는 오지재 고개로 버스가 지나 다녔는데 어느 날부터 버스 노선이 없어지면서 임도길로 접하는 대중교통이 사라졌다”며 “좋은 산책로임에도 대중교통이 없어졌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시민 편의를 위해 버스 노선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방산은 광주산맥 서쪽 지맥인 천보산맥 북쪽 끝에 자리 잡고 있으며, 산 이름과 관련한 두 가지 전설이 전해진다. 하나는 872년 신라 헌강왕 3년, 도선국사가 이 산에 머물고 있을 때 국왕이 친히 행차해 격려했다는 설이 있고, 또 하나는 태조 이성계가 한양으로 돌아가던 중 왕자들의 골육상쟁 소식을 듣고 왕방사(지금의 보덕사)에 머물렀다는 설도 있다.

왕방산 종합안내도. (사진=오기춘 기자)  
임도길 중간에 먼 곳을 전망할 수 있는 나무데크가 만들어져 있다. (사진-오기춘 기자)
산행 중 목을 축일 수 있는 왕방산 약수터. (사진=오기춘 기자)

왕방산은 서울에서 의정부, 동두천 364지방도를 지나 포천, 철원, 김화로 이어지는 43번 도로 인근에 솟아 있는 산이다. 한북정맥의 지맥인 천보산맥에 속한 봉우리다.

축석령 부근 한북정맥에서 북진하기 시작하는 이 산맥은 회암사가 바라보이는 회암령, 해룡산(661m), 왕방산(737m), 국사봉(754m), 소요산(587m), 종현산(589m)까지 이어지다 한탄강으로 합류하는 영평천에 막혀 맥을 다하고 있다. 왕방산 능선 사이의 계곡은 심곡이며 숲이 울창해 여름철에는 특히 시원하다.

이 계곡은 동두천 방향으로 약 7km 이어지며, 중간에는 성리학자 토정 이지함(1517~1578)이 한반도의 중심이라 일컬은 ‘배꼽다리’와 ‘동점마을’이 있다. 이곳에는 토정이 길지를 의미하며 남긴 암각문도 존재해 역사적 의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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