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산, 경남 지역을 휩쓴 대규모 산불로 30명이 숨지고 75명이 다쳤다. 피해 면적은 수천 ㏊에 이르며 주택과 생활 터전을 모두 잃은 이재민들은 오갈 때가 없는 그야말로 비참하고 황당한 상황이다. 이번 산불은 단일 지역의 재난을 넘어 국가적 재난으로 비화하고 있다. 이러한 참담한 상황 속에서 용인특례시가 보여준 대응은 주목할 만하다.
용인시는 2일 오전 오는 4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제9회 정평천 벚꽃 문화민속축제’를 전면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분명하다. 축제를 통해 시민과 즐거움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에 마음을 모으고, 복구에 힘을 보태야 할 시기라는 판단에서다. 축제를 기다렸던 시민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이지만, 대다수 시민도 이 결정의 무게와 의미를 이해하고 공감할 것이다.
정평천 벚꽃 축제는 수지구 풍덕천동을 흐르는 정평천을 배경으로 한 봄철 대표 행사다. 매년 다양한 문화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지역경제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되는 행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인시는 축제를 과감히 접고 산불 피해 지역 지원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는 단순한 행사 취소가 아니다. 공동체의 고통에 함께하는 지방정부의 태도이며, 특례시로서 마땅히 보여줘야 할 공공의식의 실천이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위로를 전한다”며 “지금은 국민 모두가 마음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아울러 “시민의 양해를 구하며, 향후 복구 활동에 시의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축제에 투입될 예산과 행정력을 피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에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시사됐다. 이런 결정을 다른 지자체들도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 축제는 해마다 돌아오지만, 삶의 기반을 잃은 이웃들에게는 지금 이 순간의 손길이 절실하다. 즐기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감이며, 함께 슬퍼하고 돕는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지역 공동체를 만드는 뿌리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저마다의 역할을 자각하고, 공동체적 책임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미덕이다.
만약 각자의 입장에서 우리시가 이번 산불 피해의 당사자였다면, 타 지자체의 손길이 얼마나 고마웠을지 자문해보면 답은 분명해진다. 도움을 받는 이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세, 바로 그것이 진정한 특례시의 품격이며 공감 능력이다. 용인시의 이번 결단이 각 지자체에 울림을 주고, 더 넓은 연대의 물결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그들에게는 분명 잊지 못할 큰 희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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