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칼럼

[공감, 세상구경] 모든 이의 기쁨 화이트데이

이건구 기자
매년 3월14일이면 거리 곳곳에서 알록달록한 사탕이 눈에 띈다. 한 달 전 초콜릿으로 가득했던 밸런타인데이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이번에는 사탕이 주인공이 되는 '화이트데이'가 찾아온다. (사진=이건구 기자)
매년 3월14일이면 거리 곳곳에서 알록달록한 사탕이 눈에 띈다. 한 달 전 초콜릿으로 가득했던 밸런타인데이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이번에는 사탕이 주인공이 되는 '화이트데이'가 찾아온다. (사진=이건구 기자)

매년 3월14일이면 거리 곳곳에서 알록달록한 사탕이 눈에 띈다. 한 달 전 초콜릿으로 가득했던 밸런타인데이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이번에는 사탕이 주인공이 되는 '화이트데이'가 찾아온다. 누군가는 설레며 선물을 준비하고, 누군가는 의미 없이 지나치기도 하지만, 이 날이 유독 우리나라에서 큰 이벤트로 자리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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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말해 화이트데이는 일본에서 시작된 기념일이라고 알려져 있다. 1970년대 일본의 제과업체들이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받은 남성이 한 달 뒤 답례로 사탕을 선물하는 날'을 만들며 상업적으로 시작됐다. 이 문화가 한국과 대만 등 일부 동아시아 국가로 퍼지면서, 연인들의 또 다른 기념일로 자리 잡았다.

일본에서 처음 이 개념을 만들었을 당시, 초콜릿을 선물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여긴 제과업계가 '화이트'라는 순수한 이미지에 착안해 사탕을 앞세운 것이 그 시초다. 초기에는 마시멜로와 화이트 초콜릿이 중심이었지만, 점차 다양한 사탕과 과자, 심지어 화려한 선물까지 등장하며 변화를 거듭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부터 화이트데이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밸런타인데이의 영향을 받아 연인들이 특별한 날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와 상업적 마케팅이 결합한 결과다. 오늘날에는 단순히 사탕만이 아니라 꽃, 액세서리, 향수 등 다양한 선물이 오가는 날이 됐다.

그러나 이런 기념일이 모두에게 즐거운 것은 아니다. 일부는 이를 '소비를 강요하는 날'이라 비판하기도 한다. 특정한 날에만 사랑을 표현해야 하는 것처럼 보이는 분위기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점이 아쉽다는 의견도 많다. 과연 사랑이란, 특정한 날짜를 기념해야만 빛나는 것일까?

화이트데이를 둘러싼 사회적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남성이 여성에게 답례를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성별을 떠나 서로 선물을 주고받거나, 굳이 정해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을 전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연인뿐만 아니라 친구나 가족, 직장 동료에게 작은 선물을 주며 감사를 표현하는 문화로 확장되는 추세다. 어떤 이들은 남편에게 명품가방을 받았다며 SNS에 올리고, 자녀에게 옷 선물을 받았다는 소식들이 전해지는 것을 보면 이런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화이트데이는 이제 단순한 '사탕의 날'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용기를 내어 마음을 전하는 기회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일상 속 작은 행복을 주는 날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특정한 날이 아니라 평소에도 마음을 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사탕 한 알에도 담길 수 있는 따뜻한 진심이 주변 모든 이들의 일상을 기쁨으로 채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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