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단속이 먼저인가, 대책이 먼저인가

오기춘 기자
오기춘 기자
오기춘 국장

최근 동두천시 지행역 인근 상권을 둘러보다 상인들의 한숨 섞인 하소연을 들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에 손님이 늘어나도 모자랄 판에 시의 무작위 CCTV 주차 단속이 기름을 붓고 있다는 것이다. 주차 공간이 부족한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채, 일률적인 단속만 이뤄지니 손님들은 불편을 호소하며 발길을 끊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상인들이 떠안고 있다.

광명시청_메인중앙하단_260824
안성시청_바우덕이축제_메인 하단_260908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단속의 형평성이다. 불과 100m 떨어진 같은 상업 지역인데도 한쪽은 집중 단속을 받지만, 다른 지역은 단속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시 관계자는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실제 현장은 정반대다. 상인들은 “현장을 제대로 확인하고 단속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어느 지역은 봐주고, 어느 지역은 집중적으로 단속하는 게 과연 공정한 것이냐”고 되묻는다.

한 상인은 “손님들이 길 건너 상권으로 가는 걸 보고 있으면 허탈하다. 주차하기 편한 곳으로 옮겨 가는 것”이라며 씁쓸한 표정이다. 단속이 필요한 지역이라면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다. 하지만 주차 공간 확보 없이 단속만 강화하는 것은 시민 불편을 초래하고, 결국 지역 경제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실제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노란 실선 한 줄이 있는 도로는 탄력적으로 주차가 가능하다. 두 줄이 있는 경우에만 24시간 단속이 가능하다. 법적 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가 무작정 단속만 강행하는 것은 합리적인 시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해당 지역의 한 예배당에서는 “주말에 교인들이 예배를 드리러 오는데 주차할 곳이 없어 차량을 가져오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난감해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종교 시설뿐만 아니라 인근 상권과 주민들의 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무작위 단속이 아니라, 합리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차 공간이 부족한 현실을 무시한 채 단속만 강행하는 것은 상인들에게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동두천시가 소상공인과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결국 상권은 쇠퇴하고 시민들의 불편만 커질 것이다. 단속이 먼저인가, 대책이 먼저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이제는 시가 내놓아야 할 때다.

수원특례시의회_08 (265x118)
260623_인천도시공사

저작권자 © 중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 기사

0개의 댓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