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칼럼

웃기면 팔린다

중앙신문 기자
김진배(한국유머센터장)

탑승구를 몇 번이나 바꾸는 바람에 승객들이 탑승구를 찾아 이리저리 오갔는데 최종적으로 확정된 탑승구는 맨 처음에 정해졌던 곳이었다. 그런데 화가 났던 승객들은 한마디 방송 멘트에 모두 웃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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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의 건강 프로그램에 참여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객을 웃겨라.’ 불황의 시대에 살아남으려는 기업에게 주어진 특명이다. 유머 경영으로 잘 알려진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뿐만 아니라 델타 항공 역시 유머 경영에 눈을 떴다. 고객을 그리 뺑뺑이 돌려놓고는 건강 프로그램이라니! 그래도 요즘 고객은 이 정도 유머 감각이라면 기꺼이 용서하고 웃어준다. 지금 이 항공사는 유머 경영의 대표 기업이라 할 수 있다.

“기장입니다. 담배를 피우실 분들을 위해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날개 위에서 피우시면 됩니다. 영화도 틀어드립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저가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는 ‘사우스웨스트 조크’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기내에서 벌이는 코미디, 분장 쇼 등이 유명하다.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유머도 함께 판매한다’는 경영 전략은 큰 호응을 얻어 매년 8퍼센트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해 왔다. 이 항공사는 최근 9·11 테러로 인해 취소했던 기내 쇼를 다시 부활했다. 추가 테러에 대한 공포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웃음’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유머 경영은 다양한 산업에 확산되고 있다.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에서 운영하는 쉘 주유소는 손님들이 ‘셀프 펌프’를 이용해 주유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즐겁게 만드는 데 성공함으로써 매출을 크게 올렸다. 주유하는 동안 재미있는 비디오를 틀어줌으로써 손님들의 긴장을 늦추고, 그 결과 얼마의 돈이 들어가는지 신경을 덜 쓰게 된다는 전략이다. 사람들을 웃기면 구경꾼은 고객이 되고, 고객은 단골이 된다. 그뿐이 아니다. 웃음으로 신을 움직인 사람도 있다.

한 여신도가 담임목사에게 말했다.

“목사님, 제가 하나님을 웃겼더니 하나님이 제 기도에 응답하셨어요. 제가 오랜 시간 동안 남편을 위해 기도해 봤지만 소용없었어요. 남편은 교회에 나올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요지부동이었지요. 그러다가 어느 날 새벽예배 때 남편 구두를 교회에 가지고 나와서 강대상에 놓고 이렇게 기도를 했습니다. ‘하나님, 구두가 먼저 나왔사오니 주인도 이 구두 따라 나오게 하여 주시옵소서’라고요. 제가 생각하기에도 너무 우스워서 한참을 웃었지요. 그런데 다음 주일날 남편이 갑자기 저를 따라 교회에 간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더니 요즘 계속 교회에 나오고 있답니다. 제가 하나님을 웃겼더니 제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웃음이 성공의 열쇠이고 마음을 움직이는 핵심이다. 하지만 조심할 게 있다. 웃기면 팔리지만, 우습게 장사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두 남자가 수박 장사를 해서 돈을 벌기로 했다. 그들은 트럭을 몰고 시골에 가서 한 통에 1천 원씩 주고 수박을 사왔다. 그리고 한 통에 1천 원씩 팔았다. 수박 한 통에 1천 원이라고 하니 한 시간도 안 돼서 수박이 모두 팔려버렸다. 두 사람은 기뻐하며 돈을 헤아려 보니 수박을 사는 데 들인 액수와 똑같았다. 기쁨은 낙담으로 바뀌었다. 한 남자가 투덜대며 친구에게 한마디 했다.

“내가 뭐랬어! 큰 트럭으로 하자고 했잖아!”

웃음은 긴장을 풀고 마음을 여는 역할을 한다. 고객은 자신을 향해 웃는 판매원에게 호감을 느낀다. 맥도널드가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 처음 지점을 낼 때 그들이 펼친 전략은 ‘웃음 전략’이었다. 종업원의 선발 기준도 ‘잘 웃는 사람’이었다. 직원들은 미소와 웃음으로 고객을 대했고, 맥도널드는 웃음이 없는 러시아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듯 웃음은 최고의 판매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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