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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참혹·우울한 인천 일가족 비극 소식

중앙신문 기자
[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참혹·우울한 인천 일가족 비극 소식. (CG=중앙신문)

엊그제 인천에서 일가족 5명이 한꺼번에 숨진 채 발견됐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가장이 가족을 살해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중에는 원치 않는 죽음을 맞이한 부인과 어린 자녀들이 포함되어 있다. 참혹하고 우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자살은 사회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한국이 자살 공화국으로 전락한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꿈과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중에서도 경제적 어려움은 이번과 같이 자살을 빙자한 타살로까지 이어지기 일쑤여서 다시 한번 비극이 되풀이되는 원인을 돌아보게 한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여년간 최소 280여명의 미성년 자녀들이 부모 죽음에 동반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 191건을 분석한 결과다. 사건 발생 원인은 생활고 및 빈곤, 채무, 사업 실패 등 경제적 문제가 절반이 넘는 97건에 달한다. 경제적 수준이 갑작스럽게 하락할 때 그 변화의 순간은 곧 위기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판단력이 흐려지고 자제력은 더욱 약해진다.

이런 사람들은 주변으로부터 고립돼 지내는 경우가 많다. 인천 일가족 참극도 상황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숨진 일가족의 가장 A씨는 최근 주식 투자에 실패, 5억원 정도 채무를 지게 돼 힘들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또 가족 간 화목했으나 주위와의 교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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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위기에 처한 이웃을 주변에서 알아차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고독사도 예방할 수 있고 이번과 같은 극단적 참변도 막을 수 있어서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질병 등으로 위기를 겪는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물어봐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위기 신호를 감지하는 ‘게이트키퍼’를 양성해 해당 가정을 위한 전문 서비스 체계와 연결토록 한다면 더욱 바람직하다.

자살이라는 참극이 발생할 때마다 ‘오죽했으면’이라는 인식이 형성된 것은 우리의 사회안전망이 그만큼 촘촘하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사회구성원인 가족이 겪는 어려움은 개인이 아닌 사회가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취업난과 자산 양극화 등 경제적 빈곤이나 정신·신체적 장애로 인한 고통이 극단적 선택을 부추기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따로 있다. 가족을 볼모로 한 극단적 선택이 결코 최후의 탈출구여선 안 된다는 인식을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각인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국가가 나서 개인보다 사회적 병리 현상으로 여기고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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