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고있는 것처럼 차량의 센서를 속여 주행 보조 기능의 안전장치 작동을 방해하는 이른바 ‘헬퍼(무게추)’가 여전히 유통되고 있지만, 이를 관리·단속하기 위한 체계가 미흡한데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 등 주행 보조 기능(오토파일럿)이 탑재된 차량에서 운전자들은 오토파일럿 주행 중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핸들 조작 경고를 회피하면서 완전히 손을 놓고 편하게 가기 위해 이 불법 장치를 구매해 운전대에 설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 설치된 오토파일럿은 대부분 국제자동차공학회 기준 자율주행 5단계 중 2단계(부분 자동화)에 불과해 모든 주행의 책임과 주도권은 운전자에게 있으며 시스템 오류, 공사 구간, 갑작스러운 끼어들기 등 기계가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크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부승찬 의원(더불어민주당ㆍ용인시병)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답변에 따르면, 국토부는 2020년 온라인 플랫폼에 헬퍼 판매제한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한 이후 6년간 별도의 후속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의 헬퍼 적발 실적 또한 단 한 건도 없었다.
자동차관리법 제35조에 따르면 운전자의 조작을 보조하는 조향장치 등을 무단으로 해체하거나 조작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같은 법 제79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관련 법령이 마련돼 있음에도 국토부의 적발 실적은 전무한 상황이다.
실제 도로 위 단속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도로교통법 제49조 제1항 제4호에 따르면, 안전운전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장치를 한 차량의 운전을 금지하고 있다.
경찰청은 이를 헬퍼의 단속 근거로 삼고 있지만, 헬퍼를 별도로 구분한 단속 통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헬퍼 사용으로 인한 교통사고 통계도 부재해, 실제 사용 실태와 피해 규모조차 파악할 수 없는 실정이다.
국토부는 2020년 헬퍼가 첨단 조향장치의 기능을 훼손하거나 왜곡할 수 있다고 판단해 온라인 플랫폼에 판매제한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플랫폼들은 판매중단 조치를 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에도 해당 제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보험제도와의 연계도 쉽지 않다. 보험업계는 헬퍼 사용을 별도 위험행위로 관리하고 보험사에서 활용하려면 관련 교통법규 위반 코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 헬퍼 사용과 관련한 별도 위반 코드가 없어 보험료 산정 등에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한편,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국내 테슬라 신규 등록 대수는 2024년 2만9,750대에서 2026년 1~8월 7만6,776대로 약 2.6배 증가했다. 주행보조기능을 탑재한 차량이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관련 제품에 대한 관리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부승찬 의원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제품이 유통되고 있지만, 판매부터 실제 사용 단속까지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법과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안전관리의 사각지대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주도적으로 관계부처와 협의해 위반유형을 관리하고 단속·보험 등 후속 체계를 갖출 책임이 있다”며, “자율주행차량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시대에 맞는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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