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원 국립발레단 단장이 취임 이후 처음 서울에서 전막 공연인 '지젤'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지난 13일 개막해 오는 1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이어진다.
국립발레단 김주원 단장이 오랜 인연을 이어온 프랑스 안무가 파트리스 바르의 안무를 최대한 살린 것이 특징이다.
'지젤'은 19세기 프랑스 시인 테오필 고티에의 구상에서 출발한 낭만주의 발레의 대표작이다. 1841년 프랑스 파리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됐다.
국립발레단의 '지젤'은 2011년 초연됐으며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부예술감독·발레마스터를 지낸 파트리스 바르가 특별히 국립발레단을 위해 안무를 제작한 버전으로 첫선을 보였다.
파리오페라극장뿐 아니라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 등 세계 유수의 공연장에 자신만의 '지젤'을 올리며 높은 이해도를 보인 바르는 국립발레단 버전을 만들 당시 주인공 지젤을 맡은 김주원 단장에게 직접 안무를 전수했다.
김 단장은 바르의 숨결을 되살리기 위해 세심하게 공연의 세부 사항을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단장은 프로그램북을 통해 "오늘의 지젤을 바라보며 바르 선생님을 떠올린다"며 "이제는 직접 뵐 수 없지만 그분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가르침은 무대 안에 살아 숨 쉬고 있다"고 지난해 사망한 바르를 추모했다.

국립발레단의 '지젤'은 원작과 동일하게 시골 소녀 지젤이 신분을 숨긴 왕자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졌다가 왕자의 신분을 알게 되고,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좌절해 충격받아 죽어 유령이 된다는 줄거리를 따라간다.
13일 개막 공연은 수석 무용수 박슬기와 박종석이 함께했다. 오랜 시간 여러 번 지젤과 알브레히트를 각각 맡아 팬들에게 호평받은 두 무용수가 지젤 남녀 주인공으로 함께 무대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친숙한 캐스팅으로 새로운 변화를 주려고 한 시도다.
이미 여러 번 안정된 연기를 선보이며 자신의 대표 캐릭터로 지젤을 각인시킨 박슬기는 다양한 배역의 모습을 잘 소화했다. 초반부에서는 마을 안을 명랑하게 뛰어다니는 모습으로 순박하고 발랄한 소녀를 표현했으며, 연인의 배신을 알고 충격을 받은 장면에서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극적인 슬픔을 표현했다.
여타 고전 발레에 비해 기교보다 감정 표현이 두드러지는 '지젤'이지만, 몇몇 장면에서는 박슬기의 기술력이 눈에 띄었다.
1막에서 가벼운 몸짓으로 발로네(한 발 서기와 점프를 반복하는 동작)를 깔끔하게 처리했으며 무덤가 장면에서 퇴장할 때는 마치 정말로 유령이 된 지젤처럼 미끄러지듯 부레(발끝으로 서서 빠르게 걷기)를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박종석은 지젤을 드는 리프트 동작에서의 안정감이 돋보였으며 2막에서는 고도의 체력을 요구하는 알브레히트의 대표 안무 앙트르샤(수직 점프 후 공중에서 발을 교차)를 힘있게 소화했다.
알브레히트를 죽이려 하는 유령들에게 호소하는 감정 연기도 눈에 띄었다. 이 부분은 안무가 바르의 지도를 살린 것으로, 바르는 생전에 알브레히트의 감정선이 앙트르샤와 같은 화려한 기교에 묻히지 않을 것을 주문했다고 알려져 있다.
두 '간판' 무용수들이 문을 연 '지젤' 공연은 이은서, 엄나윤, 이하연, 안수연, 나대한, 김윤 등 새로운 주역과 함께 무대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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