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오세훈 재판 가늠자...윤석열 2심 무죄 '의사합치' 증명

이상준 기자
같은 재판부, 여론조사 제공 의뢰·협의 등 객관적 증거 없다고 판단 오세훈 측 새 녹취록 변수…“오세훈이는 몰라요” 발언 증거가치 주목 김한정 비용 대납한 오세훈 사건…"정치자금 인식·관여 여부가 핵심"
오세훈 서울시장. ⓒ 중앙신문 DB
오세훈 서울시장. ⓒ 중앙신문 DB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같은 재판부가 맡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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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윤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부가 여론조사 제공 자체보다 당사자 사이에 이를 의뢰하거나 협의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는지를 엄격하게 따졌다는 점에서 오 시장 측에 유리한 판단 기준이 제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는 지난 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명씨가 제공한 조력을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으로 보기 어렵고, 여론조사 무상 수수에 대한 '의뢰나 협의 등 의사합치'를 증명할 실질적 증거가 전혀 없다는 점을 무죄의 핵심 근거로 삼았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관여한 정황이 인정된다고 보면서도, 여론조사와의 사전 대가관계나 공모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재판부의 판단 기조는 고스란히 오 시장 사건의 가늠자가 되고 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당시 명씨에게 10차례에 걸쳐 비공표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비용 3300만원을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 씨가 대신 지급하게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 중 5건(2100만원 상당)을 유죄로 인정해 오 시장에게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 사건에서 보인 증거주의가 1심과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심은 '오 시장이 2021년 1월 22일 울면서 네 차례 전화해 의뢰했다'는 명씨의 진술을 신빙성이 없다며 배척하면서도, 다른 시간대에 통화해 의뢰했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오 시장 측은 "검찰과 피고인은 물론 명씨조차 주장하지 않은 가상의 통화를 재판부가 상정해 유죄를 구성한 사실오인"이라며 항소심 내내 강하게 반발해 왔다.

특히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김한정 씨 측이 제출한 통화녹음은 탄핵증거로 채택됐다. 2021년 3월 경선 직후 녹음된 해당 통화에서 명씨는 "오세훈이는 (여론조사에 대해) 몰라요.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말했고, 김씨 역시 "그쪽에서 원한 것도 아니고 내가 이 양반 돕고 싶어서 했잖아"라고 언급했다.

오 시장 측은 이 대화를 두고 "의뢰나 대납 요청이 없었다는 명백한 반대 증거"라며 "오 시장의 개입 없이 지지자의 자발적 송금과 명씨의 영향력 과시가 맞물린 돌출 사건임을 입증하는 결정적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여론조사의 수요자 역시 오 시장이 아닌 김종인 전 위원장 등 제 3자를 지목했다.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 사건에서 명씨의 여론조사를 '정치적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스스로 조사를 돌리고 정치적 조언을 건넨 것'으로 보고 사전 의뢰·협의의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법리와 유사한 대목이다.

다만 오 시장 사건의 경우 실제 송금 내역이 존재하는 만큼 윤 전 대통령 재판의 법리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재판 향방은 오 시장이 조사 의뢰, 비용 지급을 인식했는지 여부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높다.

반면 특검은 통화녹음의 신빙성을 문제삼고 있다. 1심 끝까지 제출하지 않던 통화를 항소심 단계에서, 총 35개 가운데 유리한 것만을 제출했다는 지적이다. 통화에 등장한 명씨는 해당 내용이 여론조사가 아닌 경선 관련 내용이었다며 오 시장측 주장을 반박했다.

명씨는 앞서 윤 전 대통령과 함께 무죄를 선고받은 뒤 "2년 가까이 오 시장의 발언을 쭉 보면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검은 1심과 같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오 시장의 선고는 오는 23일 내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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