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거법 위반 사건 2심 결과에도 관심이 모인다.
오 시장 측에선 윤 전 대통령 사건과 같은 맥락에서 1심의 유죄 판단이 뒤집힐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이날 윤 전 대통령과 명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이같이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명 씨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윤 전 대통령은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2021년 6월∼2022년 3월 명 씨로부터 여론조사 58차례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58차례 여론조사 가운데 14차례 여론조사를 윤 전 대통령이 무상으로 수수했다고 보고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약 1396만 원을 선고했고, 명 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1심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 씨 사이에 여론조사 실시·제공에 관한 암묵적인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봤다. 또 사전에 약속하진 않았더라도 윤 전 대통령이 보답 차원으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봤다.
그러나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명 씨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으로 볼 수 없고, 명 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이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는다는 의사의 합치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 씨로부터 제공받은 것은 여론동향 등 정치적 조언과 유력 정치인 소개 등 조력으로 보이고, 여론조사는 여타 다른 조사들과 함께 정치적 조언을 위한 수단 또는 근거 일부로 제시됐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명 씨가 제공한 정치적 조언은 정치적 이익으로 볼 순 있을지언정 재산상 이익으로 환산할 것은 아니다”라며 “정치자금 기부로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2심 재판부는 이에 더해 “명 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이 여론조사 실시나 무상 제공에 대한 의뢰나 협의 등 의사 합치가 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정치자금 기부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관련 유사 쟁점을 다투는 다른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이날 재판부는 23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2심 선고도 같이 담당하고 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로부터 총 10회(공표 3회·비공표 7회)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비서실장이던 강철원 전 부시장을 통해 후원자인 김모 씨에게 3300만 원 상당의 비용을 대신 내게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공소사실에 포함된 여론조사 10건 중 5건에 대해 오 시장 측의 여론조사 의뢰와 김 씨의 2100만원 비용 대납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고 2100만 원 추징을 명했다.
다만 같은 명 씨 여론조사 사건이더라도, 두 사건은 여론조사 제공 구조에 차이가 있고 특히 오 시장 사건에는 사업가 김 씨라는 제3자가 존재하는 등 쟁점이 달라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사건에서 오 시장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서울시장직을 상실하게 된다.
같은 여론조사를 무상 수수한 혐의로 별도 기소돼 1·2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김 여사 사건의 경우, 하급심 판단이 엇갈리자 대법원이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최종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 대법원은 당초 7월 16일 소부에서 김 여사 사건을 선고할 예정이었지만, 하급심 판단이 엇갈리자 선고기일을 한 차례 변경한 뒤 최종적으로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28일 김 여사 사건에 대한 첫 전원합의기일을 진행했다.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