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부터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다. 형사사법체계의 대전환 속에 민생범죄 수사의 최전선을 맡은 경찰은 정보·안보·치안을 모두 움켜쥔 권력 기관으로 재탄생하면서 그 책임은 한층 무거워졌다. 이 같은 권한 집적은 과거 '무소불위'라는 비판을 받으며 개혁의 대상이 된 검찰과 국가정보원(국정원)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수준이다. 새로운 권력 기관으로 부상하는 경찰에 대한 실효적인 통제 수단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폐단을 막으려다 더 큰 부작용을 키우는 '악순환의 굴레'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일 법조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개정 형소법이 시행되는 2일부터 경찰은 대다수 형사사건의 수사 개시부터 종결까지 전담하는 핵심 수사 주체로 자리매김한다. 검찰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서 고소·고발 접수부터 영장 신청, 증거 수집과 범죄 혐의 판단에 이르는 전 과정을 경찰이 독점적으로 수행하게 된 것이다.
앞서 경찰은 2020년 국정원의 국내 정보 수집 권한이 폐지된 이후 국내 각종 사안에 대한 정보 수집이 가능한 사실상 유일한 기관이 됐다. 올해 초에는 일선서 정보과 부활과 함께 정보관 상대 평가 제도 등을 시행해 정보 수집 기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안보 수사의 주도권도 경찰이 잡고 있다. 과거 경찰과 함께 안보 수사를 담당하던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는 지난 8월 해체 당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 사건 일부를 경찰로 이관했다. 국정원 역시 2024년 대공수사권 폐지 이후 경찰의 대공수사를 '지원'하는 역할만 맡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달 13일 외국 정부나 정보기관을 위해 국가기밀을 탐지·수집하는 행위 등을 처벌하는 개정 간첩죄(형법 제98조의2)가 시행되며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73년 만에 간첩죄의 적용 대상이 '적국'에서 '외국 및 이에 준하는 단체'로 확대됐다. 방첩 사건을 직접 수사할 상시 조직은 경찰뿐이다.
수사 전권에 정보망과 안보 수사 기능, 치안력까지 결합한 현 경찰의 역할 범위는 전례 없는 수준이다. 정보 수집과 수사권을 한꺼번에 쥐고 있던 과거 국정원도, 수사·기소권을 독점해 온 검찰도 지금의 경찰처럼 수사·정보·안보·치안 전반을 아우르는 권한을 행사하지는 못했다.
이에 더해 경찰이 14만명이라는 거대한 조직력을 보유한 기관이라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향찰, 수사 은폐는 물론 소극적인 권력 수사 등 다양한 문제점을 노출해온 경찰이 집중된 권한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견제라는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권력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개정 형소법 시행을 앞두고 중대 수사 비위 처벌과 내부 감찰을 강화하는 등 자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집중된 권한을 견제할 외부 장치는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다. 자치경찰제·국가경찰위원회·수사심의위원회 실질화 등 고질적인 과제 역시 산적했다.
거대한 물리력을 지닌 조직에 독자적인 여러 권한이 집중될 경우 민주적 통제를 벗어날 위험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우려는 크게 세 갈래다. 먼저 저연차 수사관의 숙련도다. ‘초보 수사관’이 사기·횡령 등 복잡한 경제 사건을 도맡는 지금의 구조에서, 충분한 지도와 검토 없이 사건만 늘어나면 수사 지연과 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경찰은 수사부서에 더 많은 인력을 배치하는 것으로 해법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양적 확대는 숙련도 높은 수사관을 키우는 일과 별개다.
법리 이해도 지적된다. 오랜 시간 수사 현장을 누비며 치안을 지켜 온 경찰을 ‘수사 전문가’로 칭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그러나 현장 경험이 법률 해석까지 능숙하게 만들어 줄 수는 없다. 특히 법조계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인 민생 경제 사건의 경우, 계약 관계와 거래 경위 등을 따져 민사상 분쟁과 형사상 범죄를 가려야 한다. 적용 법률이나 범죄 성립 요건을 잘못 판단하면 피해자는 구제 기회를 놓치고, 혐의가 없는 사람은 불필요한 수사를 받게 된다.
경찰 전관 역시 점차 문제 심각성이 커질 전망이다. 경찰 출신 변호사나 로펌으로 옮긴 퇴직 경찰이 재직 당시 얻은 정보와 현직 인맥을 활용해 수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 몸값이 높아지면서 본격적으로 대두된 이 문제는 계속해서 우려를 낳고 있다.
미우나 고우나, 경찰이 수사 역량을 키우는 것밖에는 대안이 없는 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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