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최윤범 고려아연 이사 일가의 이른바 ‘선투자·선회수’ 의혹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재차 촉구한 가운데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 감사위원 후보로 이름을 올린 박유경 후보가 소액주주들의 공개질의에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와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등 핵심 현안을 감사위원회 차원에서 특별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는 지난 8월 20일 소액주주들이 박 후보와 백인규 후보에게 각각 공개질의서를 보낸 지 열흘 만인 지난달 30일 박 후보가 내놓은 답변으로 오는 9일 임시주총에서 국민공모 절차를 거쳐 독립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출되면 첫 감사위원회 회의에서 이를 공식 제안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전했다. 같은 질의를 받은 백인규 후보는 현재까지 별도의 답신이나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7일 소액주주들은 밝혔다.
고려아연 소액주주들은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며 "감사위원은 경영진이 아니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는 자리인 만큼 핵심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소액주주들은 박유경와 백인규 두 후보에게 고려아연의 경영 현안과 각종 사법·규제기관 조사, 주주가치 훼손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전달한바 있다.
이에 박 후보는 소액주주들에 공식 답변서를 보내 자신의 감사위원 활동 원칙과 구체적인 조사 대상, 책임 추궁 범위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 박유경 “고려아연 위기, 경영진뿐 아니라 이사회 견제 실패의 결과”
박 후보는 답변서에서 현재 고려아연이 최대주주와 제2대 주주 및 경영진 사이의 지배권 분쟁과 함께 각종 사법·규제기관의 조사와 제재, 주주가치 훼손 논란, 경영 불확실성 등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박 후보는 이러한 상황이 “경영진의 불합리한 결정뿐 아니라 이사회의 견제와 감시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한 결과”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주요 주주와 기관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 역시 이사회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책임 있게 기능하도록 충분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수행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첫 감사위에서 특별조사·특별검증 제안”
박 후보는 9월 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독립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출될 경우 첫 감사위원회 회의에서 고려아연의 주요 현안을 두 개의 핵심 축으로 나눠 특별조사 또는 특별검증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 검찰 등 사법·규제기관의 제재가 확정됐거나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다.
박 후보는 구체적으로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관련 제반 문제 ▲아크미디어 관련 사안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관련 의혹 ▲회계기준 위반 문제 등을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두 번째는 주주가치와 국민주주의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자본 및 투자 관련 사안이다.
여기에는 ▲자사주 공개매수와 자본 변경 과정의 제반 문제 ▲해외 계열사 순환출자 및 의결권 제한 문제 ▲상호주 문제 등이 포함됐다.
◆ “감사위원 역할은 경영진 방어가 아니다”
박 후보는 감사위원의 역할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는 “감사위원의 주된 역할과 의무는 경영진 방어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강조하면서 회사의 중장기적 이익과 경영진 또는 대주주·주요 주주의 이해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경영진 방어를 위한 의사결정이 회사 및 전체 주주의 이익과 충돌하는지를 사전에 감시하고, 문제가 드러난 경우 책임을 묻는 것이 감사위원회의 당연한 책무라는 입장이다.
특히 박 후보는 기존 고려아연 감사위원회가 현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각종 사법·규제기관의 조사와 자본·투자 관련 문제가 이미 발생한 상황에서 단순한 모니터링에 머물 것이 아니라 감사위원회가 영업보고 요구 및 조사권, 자회사 조사권, 이사회·주주총회 통제권, 전문가 조력권 등 법적으로 부여된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잘못 확인되면 경영진·임원·이사회·감사위원 모두 책임”
잘못된 의사결정이 확인될 경우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에 대한 답변도 비교적 구체적이었다.
박 후보는 잘못된 의사결정과 집행이 확인된다면 ▲경영진 등 의사결정 주체 ▲실제 집행을 담당한 임원 ▲이를 승인한 이사회 구성원 ▲감사위원회 구성원까지 모두 각자의 권한과 역할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책임을 묻는 방법과 범위는 특정 세력이나 경영진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전체 주주의 권익과 회사의 중장기적 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확인된 사실과 법적 절차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27년 3월 정기주총 전까지 결과 내놓아야”
감사위원 선임 이후 구체적인 활동 일정과 관련해서 박 후보는 늦어도 2027년 3월 정기주주총회 전까지 현재 제기된 법적·규제적 문제와 주주이익 침해 사안에 대해 이사회와 감사위원회가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그 결과를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명확하게 보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현재 자신이 고려아연 외부인 신분으로 기존 감사위원회가 어떤 업무를 어떻게 처리해 왔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워 세부 일정까지 확정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2027년 정기주총을 사실상 하나의 중요한 시한으로 제시했다.
◆ 소액주주연대 “구체적 답변 긍정적…백인규 후보도 입장 밝혀야”
고려아연 소액주주들은 박유경 후보의 답변에 대해 “소액주주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후보자가 자신의 감사 철학과 조사 대상, 책임 범위까지 비교적 구체적으로 밝힌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특히 “감사위원의 역할이 경영진 보호가 아니라 전체 주주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원아시아파트너스와 이그니오홀딩스 등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들을 감사위원회 차원에서 직접 검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소액주주들은 다만 “감사위원 후보자의 약속은 선출 이후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때 의미가 있다”며 “박 후보가 선임될 경우 답변서에서 밝힌 특별조사와 특별검증 약속이 실제 감사위원회 활동으로 이어지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일한 공개질의를 받은 백인규 후보의 경우 현재까지 소액주주들에게 아무런 답변이나 입장을 보내오지 않았다”며 “감사위원은 회사 경영진이 아니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는 자리인 만큼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핵심 현안에 대해 후보자로서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은 “오는 9월 9일 임시주총은 단순히 감사위원 한 명을 선출하는 자리가 아니라, 각종 규제기관 조사와 주주가치 훼손 논란 속에서 고려아연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의 독립성 및 견제 기능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액주주들은 후보자의 경력이나 추천 주체만이 아니라 실제로 경영진을 독립적으로 감시할 의지가 있는지, 문제가 확인될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후보자를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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