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포커스 기획

담배소비세 연 73억 내는데 흡연실은 찜통·연기 속 방치… "우리가 죄인인가요?"

오기춘 기자
동두천시 흡연자 4,500원 담배 한 갑당 1,007원꼴 내는데 흡연 편의시설은 '낙후' 시청사 내 흡연구역, 냉방기 없이 선풍기 의존… 비흡연자 간접흡연 피해 우려도 흡연자·비흡연자 모두를 위한 밀폐형, 환기 시설 갖춘 흡연실 설치 시급
폭염 속 에어컨 없는 동두천시 흡연구역. 흡연자들은 무더위에도 창문을 열어놓아야 한다. /사진=오기춘 기자
폭염 속 에어컨 없는 동두천시 흡연구역. 흡연자들은 무더위에도 창문을 열어놓아야 한다. /사진=오기춘 기자

4,500원짜리 담배 한 갑을 사면 약 1,007원이 지방세인 '담배소비세'로 지방자치단체에 들어간다. 동두천시의 경우 이렇게 걷히는 담배소비세 규모가 연간 약 73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흡연자들은 "정당한 세금을 내면서도 최소한의 시설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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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동두천시 청사 외부에 설치된 흡연구역.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날씨 속에서도 민원인 A씨는 땀을 뻘뻘 흘리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A씨는 "아무리 지자체나 정부에서 금연을 권장한다지만, 엄연히 세금을 내고 담배를 피우는데 이런 더운 날씨에 흡연실에 에어컨조차 설치하지 않은 것은 지나친 차별 아니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문제는 비단 '더위'뿐만이 아니다. 현재 설치된 흡연장소는 적절한 흡배기 환기 시스템 대신 단순 선풍기와 열린 창문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내부 공기 순환이 제대로 되지않을 뿐만 아니라, 창문을 통해 밖으로 새어 나온 담배연기가 지나가는 비흡연자들에게까지 전달되어 2차 간접흡연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A씨는 "제대로 된 흡배기 시설과 밀폐 구역을 갖춰야 흡연자도 쾌적하게 이용하고, 밖으로 연기가 새어 나가지 않아 비흡연자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며 "공공기관의 흡연장소만큼은 비흡연자와 흡연자 모두를 배려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지방세법상 담배소비세는 특정 목적에만 써야 하는 '목적세'가 아닌 복지·도로·행정 등 시의 다양한 사업에 두루 쓰이는 '일반재원'으로 분류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매년 70억 원이 넘는 세입을 가져다주는 흡연자들의 최소한의 권리와 비흡연자의 건강권을 도모하기 위한 '흡연구역 환경 개선'에 지나치게 소극적인 것이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연 정책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무조건적인 배제와 열악한 환경 방치가 답은 아니다. 공공기관부터 솔선수범하여 효율적인 흡배기 시설과 냉·난방 장치를 갖춘 전용 흡연실을 설치함으로써, 애연가들의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는 동시에 비흡연자의 간접흡연 피해를 막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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