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8시 어두컴컴해진 시각 동두천시 생연동 ‘온두레생연약국’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지난해 2월 동두천시 공공심야약국으로 지정된 이곳은 매일 밤 8시부터 11시까지 연중무휴로 문을 연다. 갑작스러운 통증이나 급성 질환으로 발을 동동 구르는 시민들에게는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4,529명, 하루 평균 25명의 시민이 다녀간 이곳에서 현장을 지키는 김의순 약사와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시민들의 목소리 : “늦은 밤 켜진 심야 약국의 불빛, 그저 고맙고 감사할 따름”
밤늦게 약국을 찾은 시민들은 크고 작은 통증 속에서 느꼈던 다급함과 심야약국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갑자기 속이 너무 쓰려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이 시간에 문 연 약국이 없으면 어쩌나 급하게 찾아왔는데, 이렇게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으니 정말 다행이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 시민A씨 (오후 8시 5분 방문)
“갑자기 배변 활동이 너무 힘들고 불편해서 약을 구하러 왔어요. 밤늦게 필요한 의약품을 바로 사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다행인지 모릅니다” - 시민 B씨 (오후 8시 10분 방문)
“갑자기 기침이 나면서 열이 떨어지지 않더라고요. 솔직히 이 정도 감기 증상으로 응급실에 가자니 시간이나 비용 면에서 너무 부담스러웠거든요. 여기서 바로 필요한 약을 복약 지도와 함께 받을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 시민 C씨 (오후 8시 13분 방문)
[인터뷰] 김의순 약사 (동두천시약사회장)
◇“양주·연천에서도 찾아와 보람… 법적 한계엔 안타까움도”
의약품을 판매하는 와중에도 방문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증상을 경청하며 복약 지도에 여념이 없는 김의순 약사(64)를 만났다.
#공공심야약국을 직접 운영해보시니 어떠신가요?
김의순 약사 : “의약분업 시행 이후 대부분의 약국이 병·의원 진료 시간에 맞춰 문을 닫다 보니, 야간에 응급 의약품을 구하기가 힘들어진 게 사실입니다. 늦은 밤 다급하게 들어오는 아픈 시민에게 복약 지도와 함께 약을 전할 수 있어 약사로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제는 동두천뿐만 아니라 인근 연천이나 양주시에서도 소문을 듣고 찾아오실 정도예요.”
# 최근 가장 기억에 남거나 안타까웠던 순간이 있다면?
김의순 약사 : “최근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피를 흘리며 찾아온 어린 아이와 어머니가 떠오릅니다. 당장 소독과 처치가 시급해보였지만, 약사가 직접 의료 행위를 하면 의료법에 저촉되기 때문에 약과 소독약을 쥐여주며 직접 처치하는 방법을 알려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음으로는 당장이라도 치료해 주고 싶었지만 법적 한계 때문에 지켜볼 수밖에 없어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현장에서 느낀 제도적 아쉬움
약국을 찾은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현행 제도에 대한 이용자들의 아쉬움도 들을 수 있었다. 현행법상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만 전문의약품 조제가 가능해 전문의약품을 구입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의료 인력과 야간 의료기관이 부족한 지역 특성상, 공공심야약국이 실질적인 응급 의료의 보완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비대면진료 연계 등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밤 11시, 약국의 불이 꺼질 때까지 온두레생연약국은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의료 취약지인 동두천시의 밤을 밝히고 있었다.
김 약사와 온두레생연약국이 이어가는 훈훈한 행보는, 의료 취약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민들의 소중한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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