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칼럼

[문박사의 생활의 발견] 우정과 사랑

문재익 기자
문재익 전 강남대 교수(문학박사)
문학박사 문재익(칼럼니스트)

우정이란? 친구, 벗은 ‘마음이 서로 통하여 친하게 사귄 사람, 뜻을 같이하는 사람,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者)’로 수용·신뢰·존중의 바탕 위에서 인생의 즐거움을 공유(共有)하고, 도움을 교환하는 동반자이다. 그리고 우정이란 ‘가깝고 친한 정(情:느끼어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이란 의미로 ‘건전한 사랑(가족적 의미)’의 일종(一種)이다. 고전문학 평론가 고미숙 교수님은 우정에 대해, ‘자본주의가 사랑을 너무 강조해서 우정이 폄하(貶下:가치를 깎아내림)되고 있다. 사랑의 기본은 독점과 배타적(排他的:남을 배척하는) 소유로 집착을 낳기 쉽고 금전과 긴밀히 연결된다. 이런 관계에만 몰입하면 존재가 작아진다. 또한 가족관계는 애증(愛憎:사랑과 미움)과 부채감(負債感:빚을 진 마음)이 기본이라 수평적(水平的) 대화가 어렵다. 사랑과 가족을 초월(超越)해 우리를 가장 성장시키는 것은 도반(道伴:함께 도를 닦는 벗, 친구)이다.’는 말씀을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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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우정에 대한 명사들의 명언들로는, ‘좋은 친구가 생기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스스로가 누군가의 친구가 되었을 때 행복하다.’ 미국의 여러 체급을 석권했던 복서 러셀 돈의 말이고, ‘친구 없이는 인생이 살맛이 나지 않는다.’ 로마제국시대 정치인, 사상가, 문학자 세네카의 말이며, ‘친구는 나를 동정하는 자가 아니라 나를 돕는 자다.’ 영국의 성직자, 역사가, 작가 토머스 풀러의 말이다. 또한 ‘친구는 내가 가장 필요로 할 때 나타나는 사람이다.’ 미국의 발명왕 에디슨의 말이고, ‘그 사람을 모르거든 그 벗을 보라.’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시인이자, 극작가 메난드로스의 말이며, 가장 우리에게 울림을 주고 경각심을 주는 친구, 우정의 명언으로는 미국의 기업가, 작가, 동기부여 전문가 짐 론의 명언인, ‘당신은 가장 가까운 다섯 명의 평균이다(You are the average of the five people you spend the most time.)’로, 이 명언이 주는 메시지(message:전달내용)는, ‘사귀는 친구에 의해 내 처지(處地)나 위치(位置)가 결정됨으로,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그 이유를 하나씩 따져보기로 하자. 첫 번째, 주변 친구들이 긍정적이고, 건설적, 생산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면 나 자신도 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 반대라면 반대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성격뿐만 아니라 가치관 형성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두 번째, 주변 친구들에 의해 경제적 수준뿐만 아니라 성공의 가능성 여부도 영향을 받게 된다. 세 번째, 부지런하고 운동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하면 자연스럽게 부지런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게 되지만, 게으른 친구들과 어울리면 본인도 나태해진다. 네 번째, 친구들의 지적호기심이나 학습태도에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된다. 한 마디로 학창 시절인 경우 공부 잘하는 학생들끼리, 아니면 못 하는 학생들끼리 어울리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까운 친구들의 성향(性向:성격에 따른 경향, 기질, 성미)에 거의 대동소이(大同小異:서로 비슷비슷함)하게 된다. 한 마디로 친구 잘 사귀는 것, 골라서 사귀는 것, 인생에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신중(愼重)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정의 필요성과 가치는? 사람에게 있어서 중요한 감정으로 아무리 인맥(人脈)을 쌓아보았자 우정이 없다면, 진정한 친구는 있을 수가 없다. 물질적 이득을 위해 서로 이용만 하는 사이가 아닌 진심 어린 마음을 털어놓을 친구가 있어야 한다. ‘인간이 육체를 가진 이상 애정은 필요하다. 그러나 영혼을 깨끗하게 하고 성장케 하는 데는 우정이 필요하다.’ 독일의 시인이자 소설가 헤르만 헤세의 말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가라앉지 않는 배(ship)가 무엇일까? 바로 ‘우정(friendship)’이다. 그런데 그 배는 좋을 때는 둘이 탈 수 있지만, 나쁠 때는 한 명만이 탈 수 있는 배인 것이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 철학과 네하마스 교수의 말, ‘시간이 흐름에 따라 천천히 쌓이는 우정이란,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보다는 삶에 훨씬 더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우정은 그냥 우리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되고 싶어 하는 바를 이르도록 길을 인도해 주며, 우리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이 되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에서 우정의 필요와 가치를 절감(切感:절실히 느낌, 통감)하게 한다.

영국의 세계적 대문호 셰익스피어는 ‘인간의 본성과 관계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다른 사람과 세상을 바로 보기 위해서는 우선 나 자신을 우선 바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우정과 사랑에서 더욱 그렇다. 나 자신을 바로 보는 것이야 말로 우정과 사랑의 참된 시작인 셈이다. 우리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세 종류의 우정을 모두 갖고 있다. ‘첫 번째 나에게서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 다음으로 함께 재미있게 놀려고만 하는 사람, 마지막으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하는 진정한 친구이다.’ 소중한 친구 한 사람만이라도 함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나눌 수 있는 우정을 ‘나무 가꾸듯 가꾸어 가는 것’,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진정한 ‘삶의 지혜’라고 생각해 본다. 특히 노년에는 더더욱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겠다.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마음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사이가 좋은 친구이다. 영혼의 진동이 없으면 그건 만남이 아니라 한때의 마주침이다.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먼저 ‘나 자신이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친구란 ‘내 부름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이다.” 법정 스님의 진정한 우정을 나누기 위한 ‘좋은 친구’의 말씀으로, 공감이 가고 새겨야 할 명언이다.

사랑이란? ‘사람이나 존재를 아끼기 위하여 정성과 힘을 다하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의 의미이다. 사랑은 긍정적 감정뿐만 아니라 그리움이나 안타까움과 같은 부정적 감정도 포함한다. 우정의 요소에 ‘열정과 돌봄’이 포함될 때 사랑이 된다. 사랑이 우정으로 바뀌는 경우는 드물지만, 우정이 사랑으로 바뀔 수는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가 주장한 사랑의 삼각형 이론에서 ‘친밀감, 열정, 및 개입이 충만하게 균형을 이룬 상태’가 완전한 사랑이다.

사랑이야 말로 인류와 함께 해온 단어로, 현자(賢者)들의 명언들도 수없이 많다. 그중 공감이 가고 울림을 주는 것들을 선별(選別:가려서 따로 나눔) 해 보면, ‘사랑받고 싶다면, 사랑하라. 그리고 사랑스럽게 행동하라.’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 중 한 사람인 벤자민 프랭크린의 말이고,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사람을 인간답게 만든다.’ 독일계 미국인 정신분석학자,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의 말이며, ‘사랑에 빠지는 것은 쉽지만, 사랑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 캐나다 출생, 세계적인 자기 계발 전문가, 베스트셀러 작가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말이다. 또한 ‘사랑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이다.’ 영국의 세계적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말이고,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행복은 우리가 사랑받고 있음을 확신하는 것이다.’ 프랑스 작가 겸 정치가 빅토르 위고의 말이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아는 것이 가장 위대한 사랑이다.’ 미국의 작곡가 마이클 매서의 말이다. 하나 더, 모든 가정의 부부들이 명심해야 할 유명한 명언으로, ‘사랑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프랑스의 문학가이자 언론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말이다.

그렇다면 사랑의 필요성과 가치는? 관계의 형태(가족, 연애)와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필수와 선택’이 함께 공존(共存)하는 맥락(脈絡:사물이 서로 이어져있는 관계나 연관)으로 이해하고 다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사랑은 개인의 정서적 안정과 관계형성의 기반이 되며, 사회적·심리적 기능을 충족시키는 중요한 가치로 설명되어진다. 오늘날과 같은 사랑이 부족한 시대. 우리는 사랑을 어떻게 생각하고 행해야 하나? 첫째, 사랑은 절대적 믿음이다. 사랑은 시공(時空:시간과 공간)을 초월(超越)한 서로에 대한 믿음이며, 그 믿음으로 맺어진 영원히 함께 하고자 하는 소망이다. 둘째, 사랑은 비교할 수 없는 가치로, 공평한 평등가치를 지닌 존재이다. 셋째, 사랑은 경계선 없는 조건 없는 마음가짐으로, 사랑은 아무나 와 할 수 없는 것이며, 아무 때나 느낄 수도 없는 것으로 각자에게 사랑이 온다면 모든 조건을 넘어서야 한다. 넷째, 이해타산을 따지는 계산적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닌 것으로, 사랑의 손실과 이익을 계산기로 두드린다면 사랑이 아닌 합리적 거래이다. 마지막으로, 사랑도 본디(처음부터, 근본부터)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으로 정복하는 것이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란트 러셀의 말이다.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학생이면 공부 열심히 해야 하고, 생활인이며 때론 밤을 새워 일도 해야 하듯, 사랑도 평생 열심히 노력하고 공(功)을 들여야 얻고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사랑의 진정한 가치는, 사랑하는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평생 그 사랑을 간직하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랫동안 기억해야만 한다.

사랑과 우정의 차이는? 개괄적(槪括的)으로 보면, 사랑과 우정은 특별한 연결을 형성하고, 서로를 지지(支持)하며, 안정감을 주는 관계 같은 공통요소를 지니지만, 사랑은 더 강한 애정·관심과 때로는 성적·로맨틱(romantic:신비롭고, 달콤하며, 환상적인)한 요소가 함께하는 관계이고, 우정은 상대를 이해하고 함께 즐기는 관계이다. 한 마디로, 사랑이란 특별한 ‘둘만’의 세계를 만드는 감정이고, 우정은 편안한 ‘우리’를 만드는 과정이다. 세부적으로 하나씩 따져보면, 사랑은 느낌(감정 중심)이고, 우정은 이해(관계의 기반)이다. 사랑은 주는 것이지만, 우정은 주고받는 것이다. 사랑은 술을 찾게 하지만, 우정은 같이 마셔주는 것이다. 사랑은 같이 걸어가는 것을 꿈꾸는 것이지만, 우정은 함께 같이 걸어가는 것이다. 사랑은 오직 한 사람과 같이 만들어가는 것이지만, 우정은 여러 사람과도 같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랑은 오랜 기간 동안 어렵게 이루어져도 항상 위태롭지만, 우정은 쉽게 빨리 이루어져도 오래간다. 사랑은 꾸미면서 보여주고 싶지만, 우정은 솔직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사랑은 언제 떠나갈지 불안한 것이지만, 우정은 항상 옆에 있는 것이다. 사랑은 얼굴 한번 보기 위해 몇 시간씩 기다리지만, 우정은 서로 만나고 싶을 때 언제라도 불러내서 만나는 것이다. 사랑은 어렵게 만나서 고르고 고른 단어로 얘기하지만, 우정은 편하게 만나서 아무 생각 없이 얘기할 수 있다. 사랑은 삶의 의미가 사라질 수도 있지만, 우정은 죽음 앞에서 지난날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이다. 남녀 간의 사랑은 아침 그림자와 같아서 점점 작아지지만, 노인의 마음에 깃든 우정은 저녁나절 그림자와 같이 태양이 가라앉을 때까지 커져가는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사랑이다. 사랑은 인생의 꽃밭 향기이며, 봄날의 따사로운 햇볕이다. 사랑은 인생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 주고, 인생에 희망과 용기를 갖고 살아갈 수 있게 해 줄 뿐만 아니라 힘을 북돋아 주기도 한다. 인간은 사랑의 정(情)이 주는 따스함과 편안함, 그리고 행복감이 있어 괴롭고 힘든 날(삶)도 견디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고, 따뜻한 관심을 갖는 것이며, 상대를 깊이 이해하고, 내가 가진 것을 아낌없이 주고도, 결코 생색(生色: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을 치켜세우는 일) 내지 않는 것이다. 끝으로 수필가 이석기 님의 ‘월요단상’에 나오는 사랑에 대한 일부 글귀를 인용하는 것으로, 글을 맺는다. “사랑은 위대한 가치이면서 근본적인 가치이며, 영원한 가치이다. 사랑이 없는 인생은 행복할 수 없다. 사랑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빛과 향기’를 주고, ‘기쁨과 보람’을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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