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이천시 승격 30주년…이제는 실행의 시간

송석원 기자
송석원 국장대우
송석원 국장

1996년 3월 1일, 이천은 ‘군’에서 ‘시’로 승격됐다. 행정 단위의 변화였지만, 그 의미는 단순하지 않았다. 도시로서의 자립과 책임이 시작된 시점이었다. 그리고 30년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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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한 세대가 자라고, 도시의 골격이 완성되는 기간이다. 산업 기반이 자리 잡고 생활 인프라가 확충되며 도시의 외형과 위상이 달라진다. 이천 역시 그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다. 그 시간만큼 시민의 삶도 함께 변해왔다.

김경희 이천시장은 24일 열린 기념식에서 “시민 한분 한분의 일상이 더 나아지는 변화”를 강조하며 “30년의 발자취가 100년 후에도 자랑스러운 역사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에서는 이천을 “서른 한 살 청년 도시”로 표현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도시를 ‘청년’에 비유한 표현은 상징적이다. 가능성과 에너지를 담고 있지만, 동시에 책임을 요구하는 나이다. 30주년은 자축의 자리이면서도, 도시의 체질을 점검해야 할 분기점이기도 하다. 성과를 확인하는 일만큼, 부족한 지점을 냉정하게 들여다보는 작업도 필요하다.

기념식은 공연과 영상, 유공자 표창 등으로 진행됐다. 시민과 함께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자긍심을 나누는 자리는 필요하다. 다만 기념은 축제로 마무리돼서는 안 된다. 30년이라는 숫자는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라는 요구에 가깝다.

김 시장은 “도시는 사람이 머물고 싶을 때 성장한다”고 했다. 균형 발전과 미래 산업 기반 조성,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진 도시 환경을 준비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제 중요한 것은 구체성이다. 산업 경쟁력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청년이 돌아오는 구조는 어떻게 만들 것인지, 인구 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정책은 구호보다 일정과 재원, 우선순위로 설명될 때 설득력을 갖는다.

30년은 성과를 말할 수 있는 시간이지만, 동시에 책임을 요구받는 시기이기도 하다. 수도권 동남부 거점 도시로 자리 잡은 이천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정책의 일관성과 실행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시민 참여 역시 선언이 아니라 제도와 과정 속에서 구현돼야 한다.

30주년은 축하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다음 30년이다. 과거를 기념하는 데 머무를 것인지, 미래를 설계하는 계기로 삼을 것인지는 지금부터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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