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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사라진 보신탕, 그 자리를 채운 염소…보양식 판도 바뀌었다

이건구 기자
​​​​​​​염소집 늘었다…정부 ‘염소산업 육성’ 본격화 반려견 인구 증가·인식 변화 맞물려 업계 축소 농림축산부, 국내 자급률 40%...구조 개선 추진
여름철 보양식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보신탕’은 이제 도심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대신 ‘염소탕’과 ‘흑염소전골’을 내세운 식당이 늘고 있다. 사진은 염소탕 음식점에 걸려있는 염소효능. (사진=중앙신문DB)
여름철 보양식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보신탕’은 이제 도심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대신 ‘염소탕’과 ‘흑염소전골’을 내세운 식당이 늘고 있다. 사진은 염소탕 음식점에 걸려있는 염소효능. (사진=중앙신문DB)

[중앙신문=이건구 기자] 여름철 보양식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보신탕’은 이제 도심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대신 ‘염소탕’과 ‘흑염소전골’을 내세운 식당이 늘고 있다. 변화는 최근 몇 년 사이 점진적으로 진행돼 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부가 염소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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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염소산업을 ‘틈새 축종’에서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발전대책을 발표했다. 생산 기반 확충, 유통 체계 개선, 질병 관리 강화 등 3개 분야 30개 세부 과제를 추진해 2029년까지 제도적 기반을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염소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농가 소득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라진 개고기 취급 식당

경기도 내에서 개고기를 취급하던 식당 대부분이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된다. 양주시에서 오랜 기간 개고기 식당을 운영해온 업주 A씨는 약 4년 전 업종을 한식으로 변경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지만, 장사가 안되는게 또한 지금의 고민이다.

그는 당시 “(보신탕 안먹는) 젊은 세대 유입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었다”고 전했다.

의정부, 연천, 동두천, 여주 등지에서도 과거 보신탕집으로 알려졌던 일부 유명 식당들이 폐업하거나 다른 업종으로 전환됐다. 여주 능서면의 한 보신탕집은 수년 전 영업을 종료했고 현재는 추어탕 집으로 변해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으로는 반려견 인구 증가와 개식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거론된다. 동물보호단체의 활동과 관련 논의가 이어지면서 개고기 소비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는 분석도 있다.

여름철 보양식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보신탕’은 이제 도심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대신 ‘염소탕’과 ‘흑염소전골’을 내세운 식당이 늘고 있다. (사진=중앙신문DB)
여름철 보양식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보신탕’은 이제 도심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대신 ‘염소탕’과 ‘흑염소전골’을 내세운 식당이 늘고 있다. (사진=중앙신문DB)

보양식 수요는 유지…재료는 변화

보양식 문화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형태는 유지된 채 메뉴 구성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주시민 김모(54)씨는 “예전에는 보신탕을 먹었지만 요즘은 염소탕을 찾는다”며 “주변에서도 염소탕을 보양식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직도 일부에서는 보신탕을 찾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염소탕은 과거 보신탕과 유사한 조리 방식과 식사 구성을 갖고 있어 대체재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도 있다. 수육과 전골, 육수에 밥을 곁들이는 형태 등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여주시 오학동의 한 흑염소 전문점 관계자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염소 요리를 찾는 손님이 꾸준하다”며 “최근 몇 년 사이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 증가 속 산업 기반은 과제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염소고기 수입량은 8143톤으로 집계됐다. 자급률은 2023년 45.4%에서 2024년 40.6%로 낮아졌다. 소비가 늘어나는 가운데 국내 생산 비중은 상대적으로 감소한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육 표준화, 종축 관리, 유통 체계 정비, 위생·질병 관리 강화 등을 포함한 산업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식문화 변화와 산업 정책의 접점

보신탕 간판이 사라지고, 염소탕 간판이 늘어나는 현상은 단순한 메뉴 교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반려동물 문화 확산과 사회적 인식 변화가 식문화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볼 수 있다.

보양식 수요는 유지되고 있으나 선택지는 달라졌다. 정부의 염소산업 육성 정책은 이러한 소비 흐름을 산업 구조 안으로 정착시키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보양식의 이름은 남아 있지만, 재료는 바뀌었다. 시장의 변화가 정책으로 이어지는 전환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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