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광덕 남양주시장의 시정연설은 정책 보고라기보다 선언에 가까웠다. ‘100만 메가시티’, ‘미래형 자족도시’라는 표현은 숫자보다 태도를 먼저 드러냈다. 남양주를 어떤 도시로 설명할 것인가에 대한 입장이 비교적 또렷하게 제시됐다.
이 같은 화법에는 배경이 있다. GTX-B 착공이 가시화됐고, 왕숙 신도시 조성으로 인구 100만은 더 이상 추상적인 목표로만 남아 있지 않다. 서울 동북권의 경계에 머물던 도시가 스스로를 하나의 축으로 설명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연설에 반복해 등장한 ‘허브’, ‘완성’, ‘대전환’이라는 단어들은 이런 인식 변화의 흐름을 보여준다.
겉으로 보면 연설의 중심에는 교통이 놓여 있다. GTX 노선, 지하철 연장, 도로 고속화 계획이 연이어 제시됐다. 그러나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무게중심은 교통 그 자체보다는 ‘자족’에 가깝다. 상급종합병원 유치, AI·디지털 산업, 데이터센터, 산업단지와 창업 생태계까지 이어지는 구상은 한 방향을 가리킨다. 출퇴근을 전제로 성장해 온 도시 구조에서 벗어나, 일과 의료, 생활이 도시 안에서 순환하는 체질로 바꾸겠다는 그림이다. 교통은 수단에 가깝고, 연설의 방점은 도시 구조 변화에 찍혀 있다.
문화와 돌봄 역시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정약용이라는 도시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철도 복개 구간을 공원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은 단순한 경관 개선에 그치지 않는다. ‘사는 도시’의 인상을 바꾸겠다는 시도로 읽힌다. 초등 돌봄, 청년과 노년의 일자리, AI 기반 재난예보까지 함께 언급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족도시는 경제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연설 전반에 깔려 있다.
이제 남는 것은 순서다. 수많은 계획 가운데 시민이 가장 먼저 체감할 변화는 무엇일까. 교통일까, 의료일까, 일자리일까. 아니면 일상의 동선을 바꾸는 공원과 문화 공간일까. 어떤 변화가 먼저 나타나는지에 따라 정책에 대한 시민의 체감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2026년이 정말 남양주의 전환점으로 기록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이날 시정연설에서 분명해진 점은 하나다. 남양주는 더 이상 스스로를 베드타운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도시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부르기 시작했는지는, 종종 가장 먼저 읽히는 미래의 신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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