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포커스 기획

[기획] 이번 설날 연휴, 멀리 말고 ‘경기도’

이건구 기자
​​​​​​​걷고 쉬고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경기 여행지 10곳
12일 오후 4시50분께 양평군 두물머리에 설치된 포토존 액자 안으로, 눈이 쌓인 남한강과 두물머리 앞 외딴섬이 액자 속 그림처럼 담겨 있다. 눈이 내리며 강은 얼어붙고, 풍경은 더욱 고요해졌다. (사진=이건구 기자)
지난 1월12일 오후 4시50분께 양평군 두물머리에 설치된 포토존 액자 안으로, 눈이 쌓인 남한강과 두물머리 앞 외딴섬이 액자 속 그림처럼 담겨 있다. (사진=이건구 기자)

[중앙신문=이건구 기자] 오는 14일부터 시작되는 올해 설날연휴 역시 길다. 연휴가 길수록 여행은 역설적으로 가까워진다. 교통 체증과 비용, 인파를 감당하기보다 하루 또는 반나절 안에 다녀올 수 있는 곳, 그리고 설명 없이도 의미가 전해지는 공간이 선택 기준이 된다. 경기도는 이런 조건에 가장 충실한 지역이다. 이번 설 연휴에 부담 없이 다녀오기 좋은 경기지역 여행지 10곳을, 각 장소의 성격과 볼거리 중심으로 정리했다.

수원 화성

수원화성은 ‘성곽 관광지’라기보다 하나의 완성된 도시 유산이다. 조선 정조가 정치·군사·경제를 함께 고려해 설계한 계획도시의 중심이 바로 이 성곽이다. 성벽 위를 따라 걷다 보면 장안문·화서문·팔달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포루와 공심돈 같은 방어시설이 눈에 들어온다. 겨울에는 나뭇잎이 떨어져 성곽의 구조와 선이 더욱 또렷해진다. 화성행궁과 행궁동 골목까지 연결돼 있어 걷기만 해도 역사를 읽게 되는 곳이다. 위치: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25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아침고요수목원은 ‘꽃구경’보다 정원의 구조와 분위기를 보는 곳이다. 겨울에는 식물의 색보다 공간의 선이 살아난다. 낮에는 눈 덮인 정원이 고요함을 만들고, 해가 지면 조명이 켜지며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길이 완만해 어르신과 아이 모두 무리 없이 걷기 좋다. 설명이 필요 없는 풍경 덕분에 명절에 가장 실패 확률이 낮은 여행지다. 위치: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432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파주에 위치한 임진각 평화누리는 분단의 현장을 일상의 공간으로 풀어낸 장소다. 기념시설보다 먼저 펼쳐지는 넓은 잔디와 하늘이 이곳의 인상이다. 아이들은 뛰어놀고, 어른들은 자연스럽게 주변을 둘러보며 생각에 잠긴다. 무거운 설명 없이도 ‘이곳이 어떤 곳인지’ 느끼게 만든다. 설 연휴에 가족과 함께 가기 좋은 의미 있는 나들이 공간이다. 위치: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로 148-40

양평 두물머리

두물머리는 관광지가 아니라 풍경 그 자체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물의 흐름과 계절이 그대로 드러난다. 겨울에는 물안개와 잔잔한 수면이 어우러져 풍경이 단정해진다. 말이 많지 않은 장소라서, 조용히 걷고 바라보는 시간이 잘 어울린다. 명절에 사람 많은 곳을 피하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하다. 위치: 양평군 양서면 두물머리길 145

13일 만난 산속 우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포천 ‘산정호수(山井湖水)’가 가을이란 계절을 만나 더욱 멋진 모습으로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 (사진=김광섭 기자)
산정호수는 사계절 안정적인 선택지다. 포천 ‘산정호수(山井湖水)’가 가을이란 계절을 만나 더욱 멋진 모습으로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 (사진=중앙신문DB)

포천 산정호수

산정호수는 사계절 안정적인 선택지다. 겨울에는 얼어붙은 호수와 주변 산세가 만들어내는 풍경이 차분하다. 호수 둘레길이 잘 정비돼 있어 목적 없이 걸어도 좋고, 사진을 남기기에도 부담이 없다. 큰 설명 없이도 ‘다녀왔다’는 만족감을 주는 곳이다. 위치: 포천시 영북면 산정호수로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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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설봉온천

이천 설봉온천은 화려함보다는 회복에 집중한 온천이다. 물이 부드럽고 자극이 적어 명절 동안 쌓인 피로를 풀기에 좋다. 온천욕 뒤에는 설봉호를 따라 가볍게 산책할 수 있어 하루 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쉬러 가는 곳’이라는 목적이 분명하다. 위치: 이천시 애련정로 67-16

남한산성

남한산성은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가 바뀌는 공간이다. 조선시대 수도 방어의 핵심 거점이었던 만큼 성곽과 지형이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겨울에는 시야가 트여 성벽과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걷는 동안 도시의 소음이 사라진다. 위치: 광주시 남한산성로 731

수원 광교호수공원

광교호수공원은 도심 속에서 가장 쉽게 연휴 기분을 낼 수 있는 공간이다. 호수를 따라 걷고, 전망 데크에 머물다 인근 카페로 이어지는 동선이 짧고 편하다. 멀리 이동하지 않아도 충분한 휴식을 제공한다. 위치: 수원시 영통구 광교호수로 57

안성 팜랜드

안성 팜랜드는 체험형 농촌 테마 공간이다. 가축 체험과 넓은 야외 공간이 마련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다. 명절 연휴에도 공간이 분산돼 비교적 여유롭다.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적합하다. 위치: 안성시 공도읍 대신두길 28

헤이리 예술마을

헤이리 예술마을은 천천히 머무는 여행에 어울린다. 전시관과 서점, 카페가 흩어져 있어 목적 없이 걷다 멈추기 좋다. 설 연휴에도 비교적 조용한 편이라 혼행이나 부부 여행에 적합하다. 위치: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70

이번 설날 연휴, 경기도 여행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멀지 않고, 무리 없으며, 설명 없이도 의미가 전해지는 곳이다. 길게 쉬는 연휴일수록 먼 여행보다 가까운 곳에서 천천히 보내는 시간이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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