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부평풍물대축제가 또 한 번 부평을 물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북소리와 장단, 사람의 발걸음이 한 덩어리로 합쳐지는 축제의 시간. 그리고 올해는 그 무게가 다르다. 서른 번째 가을이다. 축제가 30회를 맞는 해에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축제로 두 번 연속 이름을 올렸다. ‘잘 열리는 축제’의 영역을 넘어, ‘지켜야 할 문화자산’의 자리에 올라섰다는 뜻이다.
부평풍물대축제의 크기는 말로만 크지 않다. 해마다 가을이면 부평대로 일대가 사람의 물결로 출렁인다. 2023년 축제에는 관람객이 약 50만 명 다녀간 것으로 추산됐고, 2024년에는 거리축제 기간 관람객이 약 60만 명에 이르렀다는 집계가 나왔다. 2025년 축제 역시 총 45만 명 참여(주최측 추정)로, 이 축제가 ‘수십만 명이 찾는 도심형 전통축제’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켰다. 한 해의 숫자가 아니라, 몇 해에 걸쳐 반복되는 규모다. 축제가 도시의 리듬이 됐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그럼에도 중요한 건 숫자 그 자체가 아니다. 부평풍물대축제가 특별한 이유는, 전통예술을 ‘전시’하지 않고 ‘살아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풍물은 무대 위에서만 울리는 소리가 아니다. 골목에서 광장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로 스며드는 공동체의 음악이다. 부평풍물대축제는 그 오래된 언어를 오늘의 도심에서 다시 말하게 했다. 시민과 예술인이 함께 만들고, 지역이 함께 움직이는 축제라는 점에서 ‘부평’이라는 이름이 축제의 정체성이자 경쟁력이다.
이제는 목표를 더 크게 잡아야 한다. 문화관광축제 2회 연속 선정은 마침표가 아니라 ‘다음 단계로 가라’는 신호다. 부평의 대표 축제를 넘어 인천의 자랑,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자랑으로 키울 충분한 자격이 있다. 전통문화축제는 때로 ‘옛것’으로 오해받지만, 부평풍물대축제는 반대로 증명해 왔다. 전통은 박제될 때가 아니라, 사람들이 몰려들어 함께 흔들릴 때 가장 현대적이 된다.
그래서 축제 관계자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다. “이 정도면 됐다”는 말이 나오기 쉬운 순간일수록, 오히려 더 경계해야 한다. 축제가 커질수록 운영은 더 정교해야 하고, 안전·동선·교통 같은 기본은 더 촘촘해야 한다. 동시에 가장 중요한 뿌리, 곧 풍물의 깊이와 시민 참여라는 원칙은 더 단단히 지켜야 한다. 큰 축제는 화려함으로 커지는 게 아니라, 신뢰로 커진다.
올가을, 또다시 부평을 물들일 장단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수십만의 발걸음이 한 도시로 모이는 축제는 흔치 않다. 부평풍물대축제는 이미 그 자리까지 왔다. 이제는 더 멀리 울릴 차례다. 부평의 가을이, 인천의 자랑이, 대한민국의 전통이 되는 순간을 기대한다. 큰 축제의 성공을, 더 크게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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