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김상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전격 철회하면서 정치권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여권은 국민 눈높이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평가한 반면, 야권은 인사검증 실패를 지적하며 수사와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이혜훈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다. 대통령실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부정 청약 의혹과 관련해 후보자의 해명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고, 국민 여론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명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개혁신당은 이번 지명 철회를 검증의 결과로 평가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결국 낙마했다”며 “천하람 원내대표가 부정청약 의혹의 핵심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국토부 증인으로부터 ‘부정청약 소지가 있다’는 답변을 끌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개혁신당은 의석수로는 작은 정당이지만, 검증의 날카로움은 숫자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더 정확하고 치열하게 야당의 본연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도 이번 일을 계기로 인사검증 체계를 보완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결단을 평가하며 통합 인사 기조를 재확인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이혜훈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전격 철회했다”며 “보수 정당에서 세 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이지만, 국민주권정부의 장관 후보자로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신속하게 결단했다”고 평가했다.
강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자신들이 배출한 국회의원을, 결국 자신들의 손으로 매장시킨 셈”이라며 “이렇게 철저히 검증할 수 있으면서도 그동안 왜 그러지 않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인물도 진영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이중 잣대가 과연 옳은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은 진영 논리를 떠나 국민과 국가에 도움이 되는 인물이라면 통합 인사를 계속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민주당 역시 국익을 위한 실리 정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명 철회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배현진 의원은 “이혜훈 지명 철회는 이렇게 짧게 끝날 사안이 아니다”며 “청문회 내용을 보면 철회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수사로 이어져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후보자가 자신의 과거 지역구였던 중·성동을 지역 동향을 내부자를 통해 파악하고 있었다는 정황도 확인됐다”며 “청문 검증을 도운 지역 구성원들에게 어떤 보복이라도 있다면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지명 철회를 계기로 중도 확장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선원 의원은 “이혜훈 씨 지명 철회를 환영한다”며 “중도보수 확장은 앞으로도 더 넓게 열려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 그 방향으로 국정을 이끌어 가는 데 적극 지지하고 성원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비판에 나섰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장관 자리로 장난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며 “이번 사태는 결국 이재명 정권의 도덕성에 큰 상처를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지명 철회 이후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주장도 이어졌다. 주진우 의원은 “단순히 이혜훈 지명 철회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라며 “아파트 청약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전입신고에만 의존하는 현 구조로는 유사 사례를 걸러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입시는 공정이 생명인 만큼 관련 의혹에 대한 규명도 필요하다”며 “인사검증 시스템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고위직 검증은 정당 공천과는 다른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며 “지명 철회 이후의 후속 조치에도 즉각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명 철회를 계기로 인사검증 시스템과 통합 인사 기조를 둘러싼 논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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