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 건.” 수원특례시가 2025년 한 해 동안 ‘수원새빛돌봄’으로 제공한 돌봄 서비스 규모다. 시민 5193명이 이 제도를 이용했고, 신청자는 전년 대비 142%, 서비스 이용 건수는 353% 늘었다. 수치만 놓고 보면 눈에 띄는 성과다. 그러나 이 숫자는 단순한 행정 실적이라기보다, 돌봄이 일상 속에서 얼마나 자주 필요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
특히 이용자 수보다 이용 건수의 증가 폭이 훨씬 크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돌봄이 한 번의 도움으로 끝나지 않고, 같은 시민의 하루 속으로 여러 차례 들어갔다는 뜻이다. 돌봄이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작동하는 제도가 아니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 자리 잡기 시작한 셈이다. 돌봄의 빈도가 늘어났다는 사실은 도시의 삶이 개인의 책임이나 가족의 역할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구간이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원새빛돌봄은 마을공동체가 중심이 돼 돌봄이 필요한 이웃을 발굴하고,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연계해 제공하는 수원형 통합돌봄사업이다. 생활돌봄과 동행돌봄, 주거안전, 식사지원, 일시보호, 재활돌봄, 심리상담, 방문의료 등 일상의 공백을 메우는 서비스가 하나의 체계로 묶여 있다. 수원시는 2025년부터 소득 기준과 연령 제한을 완화해 누구나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문을 넓혔다. 그 결과, 그동안 제도 밖에 머물던 필요들이 한꺼번에 제도 안으로 들어왔다. 이는 정책이 커졌다기보다, 현실의 요구가 뒤늦게 제도를 따라잡은 모습에 가깝다.
여기에 주민제안형과 시민참여형 서비스가 더해지면서 돌봄의 방식도 달라졌다. 행정이 대상을 정해 내려보내는 구조가 아니라, 동네가 먼저 이웃을 발견하고 행정이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다. 이런 방식은 일정 규모 이상의 행정 역량과 동 단위 네트워크, 지역 공동체의 경험이 함께 축적돼야 작동한다. 그래서 수원새빛돌봄은 다른 지역에서 단기간에 형태만 따라 하기 어려운 모델로 평가된다. 단순한 복지사업을 넘어, 도시 운영의 한 축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수원새빛돌봄은 각종 평가에서 성과를 인정받았고, 시는 2026년 동 단위 돌봄 연계를 강화하며 주민 참여를 확대해 지역 중심 통합돌봄 모델을 고도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숫자가 커질수록 함께 점검해야 할 질문도 분명해진다. 이 돌봄은 어떤 시민에게 가장 절실했는지, 반복된 지원은 어떤 삶의 균열을 메웠는지다. 돌봄의 확장이 행정의 부담으로 남을지, 시민의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결국 운영의 세밀함에 달려 있다. 12만 건이라는 숫자는 성과이자 동시에, 이 도시가 더 촘촘한 돌봄을 요구받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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