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안전의 금자탑, 11년의 경기도

중앙신문 기자
[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안전의 금자탑, 11년의 경기도. (CG=중앙신문)

우리나라 인구 네 명 중 한 명이 경기도에 산다. 이 수치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경기도는 더 이상 하나의 광역자치단체가 아니라, 도시와 농촌·청년과 노년·산업과 생활이 모두 뒤섞인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다. 인구가 많다는 것은 행정의 자랑이기 이전에 부담이다. 사람이 모일수록 사고의 가능성은 커지고, 위험 요인은 복잡해진다. 안전은 선언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행정의 체력과 지속성의 문제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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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경기도의 모든 지역이 같은 조건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시군은 과도한 밀집 없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구조적 이점도 갖고 있다. 생활권이 비교적 단순하고 이동 동선이 명확해 사고 예방과 대응 측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지닌 지역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거리의 장점 역시 저절로 안전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관리와 점검, 대응 체계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장점은 실제 성과로 이어진다.

이 같은 조건 속에 경기도가 행정안전부 지역안전지수 평가에서 교통사고·화재·생활안전·자살·감염병 등 5개 분야에서 1등급을 받았고, 이를 11년 연속 유지해 왔다는 사실은 분명한 성과다. 단 한 해의 결과가 아니라 2015년 이후 11년간 이어진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더욱 크다. 이는 특정 시기의 정책 성과라기보다 제도와 시스템이 축적되며 만들어낸 결과에 가깝다. 하루아침에 쌓을 수 없는, 시간으로 증명된 안전의 기록이다. 11년 연속 최다 분야 1등급이라는 평가는 ‘금자탑’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안전 지표는 말로 개선되지 않는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단속과 시설 개선, 시민 인식 변화가 함께 작동할 때 줄어든다. 화재와 생활안전 역시 현장 대응력과 예방 행정이 반복적으로 축적될 때 성과로 이어진다. 자살과 감염병은 더욱 그렇다. 사회적 안전망과 공공의 개입 없이는 수치 개선 자체가 불가능한 영역이다. 여러 분야에서 장기간 안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는 사실은, 경기도 행정이 눈에 잘 띄지 않는 위험의 영역을 꾸준히 관리해 왔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사설은 성과 앞에서 멈추지 않는다. 범죄 분야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는 점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대목이다. 또한 도 단위 평균이라는 수치 뒤에는 지역별 격차와 체감 안전의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 성과가 클수록 관리의 정밀도는 더 높아져야 한다. 경기도는 앞으로도 지역안전지수라는 평가에 그치지 않고, 도민들이 일상에서 편안하게, 안전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더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 그것이 이 거대한 공간을 맡은 행정의 책무다. 11년 연속이라는 기록은 도착점이 아니라 기준이며, 이를 지켜내고 한 층 더 단단히 쌓아 올리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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