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김상현 기자] 국민의힘을 탈당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배현진 의원이 SNS를 통해 공개 설전을 벌이며, 한때 정치적 동반자였던 두 사람의 관계가 사실상 파국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공방은 개인 간 감정 충돌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둘러싼 당내 논쟁과 탈당 이후 책임론이 맞물리며 갈등이 표면화됐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배 의원은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 전 시장의 영입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같은 해 홍 전 시장의 미국 입·출국 당시 배웅과 마중을 맡는 등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른바 ‘홍준표 라인’ 인사로 분류됐다. 당시에는 대표와 영입 인사라는 뚜렷한 정치적 관계가 형성돼 있었다는 평가가 많다.
관계의 균열은 2022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전후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후보의 등장과 함께 당내 구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배 의원과 홍 전 시장 사이의 정치적 거리가 점차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후 두 사람은 공개적인 충돌을 자제해 왔으나, 홍 전 시장의 탈당 이후 다시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번 설전의 직접적인 계기는 홍 전 시장의 최근 발언이다. 홍 전 시장은 탈당 이후 SNS를 통해 **한동훈 전 대표를 포함한 당내 인사들을 겨냥해 국민의힘 쇄신 실패의 책임을 거론하며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한동훈 전 대표가 주요 비판 대상으로 언급되자, 이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가 배 의원과의 공개 설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재선의 배현진 의원은 홍 전 시장의 발언 흐름에 반응해 “당을 키워준 국민의힘을 지속적으로 비난하며 책임을 남에게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12·3 계엄을 ‘헤프닝’으로 언급했던 홍 전 시장의 과거 발언을 거론하며, 원로 정치인으로서의 책임을 문제 삼았다. 또 탈당 이후 행보를 두고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 가타부타할 자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홍 전 시장은 “사람을 잘못 봤다”, “인성이 그런 줄 몰랐다”는 표현으로 맞섰다. 정책이나 노선에 대한 반박보다는 배 의원의 정치적 선택과 행보를 문제 삼는 데 발언의 초점이 맞춰졌다.
배 의원은 다시 SNS에 글을 올려 홍 전 시장의 정치 행보를 ‘콤플렉스’라는 표현으로 설명하며 반박했다. 성장 과정과 정치 인생을 언급하며 “왜 정계에서 신뢰하는 동료가 많지 않은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과거 홍 전 시장이 정치적 위기에 처했을 당시 자신이 도움을 준 사례들을 나열하며, 일방적인 은혜 관계라는 인식에도 선을 그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공방을 단순한 개인 감정 싸움으로만 보지 않는다. 한동훈 관련 당내 논쟁의 흐름 속에서 배 의원과 홍 전 시장의 입장 차이가 설전을 촉발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대표적이다. 탈당 이후 책임론과 당내 주도권을 둘러싼 시각 차이가 과거의 관계사와 맞물리며 공개 충돌로 확산됐다는 것이다.
당장 당 운영이나 정치 일정에 직접적인 변화가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설전은 보수 정치 내부에서 진행 중인 세대 교체와 권력 이동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2018년 영입으로 시작된 인연이 2022년을 거쳐 공개 충돌로 이어진 이번 사안은, 정치에서 관계와 선택이 어떻게 누적되고 소모되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재선의 배현진 의원은 2025년 실시된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 선거에 출마해 위원장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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