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노후는 68.5세부터라 느끼지만 준비는 '공백'...연금 예상액 모르는 중·고령자 86.6%

김광섭 기자
​​​​​​​적정 노후생활비 개인 197만 6천원
노후는 아직 멀다고 느끼지만, 준비는 충분하지 않다. 50세 이상 중·고령자가 인식하는 노후 시작 시점은 평균 68.5세로 나타났으나, 연금과 생활비에 대한 준비 수준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노후는 아직 멀다고 느끼지만, 준비는 충분하지 않다. 50세 이상 중·고령자가 인식하는 노후 시작 시점은 평균 68.5세로 나타났으나, 연금과 생활비에 대한 준비 수준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중앙신문=김광섭 기자] 노후는 아직 멀다고 느끼지만, 준비는 충분하지 않다. 50세 이상 중·고령자가 인식하는 노후 시작 시점은 평균 68.5세로 나타났으나, 연금과 생활비에 대한 준비 수준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숫자로 드러난 중·고령층의 노후 인식은 ‘늦은 노후, 부족한 준비’로 요약된다.

국민연금공단 산하 국민연금연구원이 31일 발표한 ‘2024년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 제10차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50세 이상 중·고령자가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노후 시작 연령은 평균 68.5세였다. 노후에 접어들었다고 느끼는 계기로는 ‘기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기’가 50.1%로 가장 많았고, ‘근로 활동을 중단하는 시기’가 26.7%로 뒤를 이었다. 법적 은퇴 시점보다 신체 변화가 노후 인식의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노후에 대한 인식과 달리 준비 수준은 충분하지 않았다. 공적연금 가입자 가운데 자신의 예상 연금 수령액을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13.4%에 그쳤다. 응답자의 86.6%는 본인의 예상 수급액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노후 준비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6%에 불과했다. 공적연금 제도 안에 있으면서도, 연금이 노후 생활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할지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적연금 수급 계획을 살펴보면 ‘수급개시연령부터 수급하겠다’는 응답이 49.9%로 가장 많았다. 반면 ‘수급개시연령 이후’는 18.0%, ‘수급개시연령 이전’은 17.5%로 나타났다. 수급 시점에 대한 선택은 존재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재무적 계산이나 전략이 충분히 마련돼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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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생활비 인식에서도 불안은 숫자로 확인된다. 중·고령자가 생각하는 노후 필요 생활비는 개인 기준 월 최소 139만2천원, 적정 197만6천원, 부부 기준 월 최소 216만6천원, 적정 298만1천원으로 조사됐다. 적정생활비는 사치가 아닌, 건강한 노년을 전제로 한 표준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다. 지출 항목별 비중은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가 가장 높았고, 사회보험료와 보건의료비, 주거·에너지 비용이 뒤를 이었다. 노후 지출의 상당 부분이 고정비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체감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노후생활비 인식이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개인 기준 적정생활비는 192만1천원에서 197만6천원으로, 부부 기준은 296만9천원에서 298만1천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가 상승 흐름을 고려하면, 이는 부담이 줄었다기보다 노후에 대한 기대 수준이 보수적으로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한정림 국민연금연구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체계적인 노후 준비 정책의 필요성을 시사한다”며 “노후소득보장제도와 노후생활 실태에 대한 심층 조사를 지속해 정책적 기반이 될 자료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후는 70세에 가까운 시점에서 시작된다고 느끼지만, 준비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 아니다. 연금은 있지만 얼마를 받는지는 모르고, 생활비는 빠듯하게 계산된다. 숫자가 보여주는 중·고령층의 노후는 아직 충분히 설계되지 않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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