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남용우 선임기자] 정부가 2026년 지방공무원 보수를 평균 3.5% 인상하고, 재난·민원·의료 등 현장 실무직을 중심으로 수당 체계를 개편한다. 저연차 공무원과 격무·위험 업무 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하는 한편, 성과가 우수한 공무원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행정안전부는 30일 국무회의 종료 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지방공무원 보수 및 수당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 지방공무원 봉급은 전년 대비 평균 3.5% 인상되며, 저연차 공무원의 경우 인상 폭이 더 커진다. 특히 9급 1호봉은 공통 인상분에 추가 인상분이 더해져 최대 6.6% 인상된다.
현장과 대민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에 대한 수당도 확대된다. 재난 분야에서 장기간 근무하거나 업무 곤란성이 높은 직위에 대해서는 재난안전수당에 정근·격무 가산금이 신설돼 월 5만원이 지급된다. 비상근무수당은 1일 지급액이 기존 8천원에서 1만6천원으로 인상되고, 월 상한액도 12만원에서 18만원으로 오른다.
민원 담당 공무원의 처우도 개선된다. 민원창구 근무자에게 지급되는 수당은 월 5만원에서 7만원으로 인상되며, 창구 외에서 민원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에게는 월 3만원의 수당이 새로 도입된다. 성과보상 측면에서는 특별성과가산금 대상이 기존 근무성적 상위 2%에서 5%로 확대된다.
6급 이하 실무직 공무원의 사기 진작을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초과근무수당 단가 우대 적용 대상은 9급에서 8급까지 확대되며, 업무대행수당 지급 범위도 육아휴직과 공무상 질병휴직에 한정됐던 기준에서 6개월 미만의 모든 휴직으로 넓어진다. 정액급식비는 월 14만원에서 16만원으로 인상된다.
위험성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대한 보상도 강화된다. 약무직 의료업무수당은 월 7만원에서 14만원으로, 간호·의료기술직은 월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감염병 대응과 관련한 1급 감염병 대응 수당 지급 대상에는 역학조사관이 추가되며, 사회복지업무수당은 월 7만원에서 8만원으로 오른다.
직무 중요도를 반영한 보상도 확대된다. 중요직무급 지급 대상은 정원의 24%에서 27%로 확대되며, 자녀 양육을 위해 근무시간 단축을 선택한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수당의 봉급 산정 상한액도 상향 조정된다.
이번 개편안의 배경에는 지방공무원 인력 운영 전반에 대한 누적된 문제의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저연차 공무원의 경우 낮은 초임 보수와 높은 업무 강도로 인해 신규 임용을 포기하거나 비교적 이른 시기에 퇴직하는 사례가 일부 지자체에서 이어져 왔다. 특히 민원·재난·복지 등 현장 부서는 업무 강도가 높고 감정 노동이 잦아 기피 부서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이번 보수·수당 개편이 해당 분야에 집중된 것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몇 년간 감염병 대응과 기후 재난, 각종 생활 민원이 상시화되면서 지방공무원의 비상근무와 초과근무도 일상적인 업무 형태로 굳어졌지만, 이에 대한 보상 체계는 충분히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성과보상 역시 상위 소수에만 한정돼 “열심히 일해도 체감되는 보상이 없다”는 내부 불만이 누적된 상황이었다. 여기에 물가 상승으로 실질임금 하락 체감이 커진 점도 보수 인상 요구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2026년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행정 수요와 민원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지방 행정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현장 인력 이탈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이번 개편 논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인천 지역 현장에서도 이번 개편안에 대한 체감 기대가 나온다.
인천시 한 구청 민원부서에서 근무하는 7급 공무원 A씨는 “민원창구 수당 인상과 창구 외 민원 담당 수당 신설은 현장에서 바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라며 “민원 업무를 맡는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된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최소한의 보상이 보완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재난 대응 부서에 근무하는 공무원 B씨도 “비상근무가 잦은데 수당은 오래도록 그대로였다”며 “비상근무수당 인상과 재난안전 가산금 신설은 금액보다도 현장 업무를 고려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업무 강도에 비해 충분한 수준인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지방공무원의 노고를 보상하고, 성과와 책임이 합리적으로 보상받는 공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라며 “지방공무원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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