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김상현 기자] 대법원이 김성제 의왕시장이 의왕시의회를 상대로 제기한 재의결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지난 24일 의왕시의회의 행정사무조사 계획서 재의결이 지방자치법상 허용된 범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대법원이 단심으로 판단해 판결은 즉시 확정됐다.
이번 소송은 의왕시의회가 ‘의왕시장 비서 사이버 여론조작 관련 행정사무조사 계획서’를 의결한 뒤 김 시장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했으나, 시의회가 이를 다시 본회의에 부쳐 원안대로 재의결하면서 제기됐다. 김 시장은 해당 재의결이 위법하다며 대법원에 판단을 구했다.
행정사무조사의 발단은 지난 2023년 7월로 알려진 사건이다. 당시 의왕시 정책소통실장이었던 A씨는 한 아파트 입주민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른 사람의 아이디로 접속해, 시정과 관련한 반대 여론에 반박하는 글을 작성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행정사무조사 계획서에는 ‘시장 비서’로 표현됐으나, 형사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인물은 당시 정책소통실장이었던 A씨다.
비서 벌금형 확정과 징계
시의회, 행정사무조사 추진
시장 재의요구와 재의결
A씨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2025년 5월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뒤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형사판결이 확정되자 김 시장은 A씨에 대해 ‘견책’ 징계를 내렸다. 견책은 지방공무원 징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위의 경징계에 해당한다.
이후 의왕시의회는 해당 징계가 적정했는지, 또 사건 처리 과정에서 시장의 관여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행정사무조사를 추진했다. 2025년 6월, 박현호 무소속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행정사무조사 계획안을 발의했고, 시의회는 이를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김 시장은 행정사무조사가 개인 비서의 비위를 조사 대상으로 삼아 지방자치단체 사무에 해당하지 않고, 관련 형사사건과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2025년 7월 본회의에서 해당 계획안을 다시 표결에 부쳐 원안대로 재의결했다.
대법원, '조사 적법 판단'
인사권 침해 주장도 배척
김 시장은 재의결에도 불구하고 행정사무조사가 강행되는 것은 위법하다며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이 조사로 자신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과 징계권이 침해되고, 시정 전반에 대한 신뢰가 훼손돼 공익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번 행정사무조사가 공무원의 비위행위 자체를 다시 판단하거나 형사책임을 따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을 전제로 징계 처분의 적정성과 단체장의 관여 여부를 사후적으로 점검하는 성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조사 대상이 김 시장과 비서실, 관련 부서로 한정돼 있어 계속 중인 형사재판이나 수사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미 이뤄진 징계 처분을 두고 지방의회가 견제 차원에서 조사하는 것은 단체장의 인사권에 대해 소극적·사후적으로 개입하는 범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시정 활동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행정사무조사가 공익을 현저히 해친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 시장의 청구를 기각했다.
판결 이후 의왕시의회에서는 환영 입장이 나왔다. 한채훈 시의원은 24일 논평을 통해 “민주주의의 근간은 견제와 균형”이라며 “사이버 여론조작 관련 징계 의혹은 행정사무조사를 통해 명확히 밝혀져야 할 사안이었다”고 밝혔다.
한 시의원은 또 “법원의 판단으로 시의회의 정당한 조사 활동이 확인됐다”며, 향후 시가 보다 투명한 시정 운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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