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김광섭 기자] 17일 오후 4시18분 남한강은 물의 얼굴을 잠시 내려놓았다. 해가 지기 시작하자 강물은 빛을 받아들이는 거대한 거울이 됐고, 수면 위에는 황금빛이 조용히 퍼졌다. 햇살이 강에 부딪혀 반사되며 만들어낸 풍경이다.
잔잔한 물결 하나하나가 빛을 쪼개 담아냈다. 강은 흐르지만, 이 순간만큼은 멈춰 선 듯 보였다. 강변의 나무들은 검은 실루엣으로 남아 황금빛 배경을 더욱 또렷하게 드러냈다. 말이 없는 풍경이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를 건넸다.
해는 타오르지 않았다. 강물 속으로 천천히 스며들었다. 하루가 저물어 가는 과정이 이렇게 고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남한강은 담담하게 보여줬다. 소리도 설명도 필요 없었다.
이 장면은 오래 이어지지 않는다. 잠시 후 황금빛은 옅어지고, 강은 다시 제 빛깔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만큼은 분명했다. 이날 오후, 남한강은 하루의 끝을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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