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칼럼

[기고] 상식의 붕괴와 국민의 책임

중앙신문 기자
김구영 국민의힘 경기도당 수석대변인
김구영 국민의힘 경기도당 수석대변인

정치권을 둘러싼 현실을 보면 우리는 한 가지 불편한 질문 앞에 서게 된다. 과연 이 사회에서 상식은 여전히 살아 있는가. 요즘 정치권에서 사실보다 말이 앞서고, 책임보다 변명이 먼저 나오며, 공공의 이익보다 사적 이해관계가 우선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상식이라면 당연히 지켜야 할 도리조차 무너지는 현장을 바라보는 국민은 피로감을 넘어 절망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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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모든 책임을 정치권만의 문제로 돌리는 것은 절반의 진실에 불과하다. 정치의 수준은 곧 국민의 수준을 반영한다. 상식이 무너진 정치권을 만든 것 역시 결국 우리 국민이다.

상식은 결코 거창한 철학이 아니다. 양심을 바탕으로 한 기본적인 행동 규범이며, 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최소한의 공공 윤리다. 그러나 이 단순한 상식이 흔들리면 사회의 기초 질서가 무너지고, 거짓이 힘을 갖고, 정직한 이가 손해 보는 역설이 발생한다. 정치의 혼란은 국민의 삶 속으로 되돌아오고, 그 피해 또한 우리가 떠안게 된다. 상식의 붕괴는 정치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문제로 봐야 하는 이유다.

정치권에서 상식이 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이 상식을 기준으로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감정에 휘둘리고, 진영 논리에 갇히고, 분노와 보복 심리가 투표를 지배하면 비상식은 정치의 중심에 자리 잡는다. 정치인은 결국 국민이 허용한 만큼 행동한다. 국민이 상식에 민감하다면 정치인도 상식을 지키려 노력하지만, 국민이 선동에 쉽게 흔들린다면 상식을 버리는 것이 오히려 정치적으로 유리해지는 현실이 된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나는 상식의 기준에 따라 투표해 왔는가?”, “감정보다 양심을 기준으로 판단해 왔는가?” 선거는 정치인을 심판하는 날이지만, 동시에 국민 스스로를 심판하는 날이기도 하다. 한 표는 내가 어떤 기준과 가치로 살아가는 사람인지 증명하는 행위다. 정치인을 탓하기 전에, 그들을 선택한 우리의 판단부터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상식을 되찾기 위한 출발점은 국민의 책임 의식이다. 말이 아니라 삶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진영이 아니라 양심을 중심에 두며,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별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 정치인은 국민의 거울이다. 국민이 깨어 있으면 정치도 깨어나고, 국민이 흐트러지면 정치는 무너진다. 상식의 회복은 정치권에서가 아니라 국민의 마음에서 시작된다.

다가올 내년 6월 선거는 우리 사회가 상식의 질서를 되찾을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이번 선택은 단지 특정 후보를 뽑는 일이 아니다. 내 상식, 내 양심, 내 책임을 증명하는 날이다. 상식을 무너뜨린 권력을 심판하는 동시에 상식을 지키려는 나 자신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상식은 거창하지 않지만, 지키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국민 한 사람의 상식이 모이면 사회는 단단해지고 정치도 바로 설 수 있다. 상식 있는 국민이 많아질수록 상식 있는 정치인이 자연히 등장한다. 결국 이 나라의 정치 수준은 국민이 결정한다. 이제 우리는 정치권을 비판하는 데서 멈추지 말아야 한다. 정치의 상식은 국민의 상식에서 만들어진다. 이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상식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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