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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요한 사퇴가 던지는 정치

중앙신문 기자
[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인요한 사퇴가 던지는 정치. (CG=중앙신문)

인요한 의원의 사퇴는 단순한 개인의 결단으로 볼 수 없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온 그는 약 560일 만인 10일 초선 의원으로서의 정치 경험을 마무리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사퇴 이유를 길게 말하지 않았지만, 남긴 표현들은 정치가 어디에서 멈추고 무엇을 잃고 있는지를 정확히 가리켰다. 특히 “오직 진영논리만을 따라가는 정치 행보가 국가 발전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진영논리를 벗어나야 국민통합이 가능하다”는 그의 발언은 사퇴 선언 이상의 메시지였다. 정치의 근본 고장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를 정면으로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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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다름을 전제로 한다. 서로 다른 의견이 부딪히고, 충돌 속에서 새로운 방향을 찾는 과정이 정치다. 그러나 오늘 국회에서 다름은 토론의 이유가 아니라 공격의 이유가 되고 있다. 설득은 사라지고, 침묵만 강요되며, 여야 모두 상대를 ‘적’으로 바라보는 진영정치에 갇혀 있다. 국회는 대화의 장이 아니라 승패를 가리는 투기장이 되었고, 그 속에서 조정자·중재자·합리형 인물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인요한 의원의 퇴장이 상징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정치가 타협을 잃어버릴 때 가장 먼저 이탈하는 사람은 늘 ‘다리를 놓는 사람’이다.

문제는 정치권 전체가 크고 작은 문제의 무게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작은 실수에도 거친 비난을 쏟아내고, 정책적 차이는 곧장 배신의 언어로 해석되며, 모든 사안이 전선처럼 취급된다. 이런 정치에서는 정쟁이 자연스럽게 증폭되고 국회는 기능을 잃는다. 대화가 끊기고 분노가 정치의 중심이 되는 순간, 국민이 기대하는 정상 작동의 정치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최근 사회적 논란을 불러온 ‘초코파이 사건’은 이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남의 물건을 허락 없이 먹은 행위는 분명 잘못이다. 그러나 그 잘못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것은 ‘정도(正度)’다. 사안의 크기와 책임의 무게가 일치할 때 사회는 정의를 느끼지만, 그 균형이 무너질 때 사람들은 정의보다 피로를 먼저 느낀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크고 작은 사안을 구분하지 못하고 모든 문제에 전쟁의 언어를 동원하는 정치 문화는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고 국민의 일상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인요한 의원이 말한 ‘진영논리의 장애물’은 바로 이러한 상실된 비례감에서 비롯된다.

앞으로 정치가 회복해야 할 첫 번째 원칙은 분명하다. 갈등을 확대하는 정치가 아니라 갈등을 해결하는 정치로 돌아가야 한다. 잘못에는 책임을 묻되, 차이는 관용으로 다루고, 갈등에는 해결의 기술을 적용하는 상식의 정치가 필요하다. 국민은 정치가 완벽하길 바라지 않는다. 다만 제 역할을 하고, 책임을 분별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지금 정치가 잃어버린 것은 바로 이 최소한의 기능이다.

정치는 결국 사람의 일이다. 사람의 상식, 사람의 비례감, 사람의 정의가 살아 있어야 한다. 이러한 감각이 사라진 정치에서 개혁은 성공할 수 없고, 미래는 보장되지 않는다. 인요한 의원의 사퇴는 조용했지만, 남긴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정치권은 상식과 정도를 회복할 의지가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정치의 내일은 오늘보다 더 후퇴하고 국민의 신뢰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의 퇴장은 정치가 반드시 넘어야 할 문턱을 선명하게 그어놓고 떠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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