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김상현 기자] 정의당 권영국 대표가 2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대통령 집무실 100m 집회금지 법안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해 겨울 시민들이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앞에서 치열하게 맞섰던 장면을 떠올리며, “바로 그 투쟁을 통해 시민들이 무도한 내란수괴를 자리에서 끌어냈고, 이 과정에서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핵심이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이유로 정의당은 이 권리를 후퇴시키는 모든 시도에 반대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법안은 지난 11월27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 행안위를 통과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를 새롭게 집회·시위 금지 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권 대표는 이러한 처리 과정을 두고 정치권이 평소에는 서로를 향해 극심한 대립을 반복하면서도 시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문제 앞에서는 유독 빠르게 한 방향으로 움직여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결정이 양당 정치의 익숙한 풍경이며, 시민의 권리를 가볍게 취급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권 대표는 이번 법안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조치라고도 지적했다. 과거 청와대 인근 집회가 제한된 사건에서 헌재는 2022년 대통령 관저 100m 집회 전면 금지 규정이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해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단을 내렸다. 헌재는 대통령에게 의견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장소는 관저 인근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고, 이 판단은 집회·시위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를 재확인한 결정이었다. 권 대표는 “이러한 헌재의 해석은 대통령 집무실 역시 국민 의견이 실질적으로 전달되는 핵심 공간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지지하고 있음에도, 이번 개정안은 그 장소를 금지구역으로 묶어 헌법 정신을 정반대로 뒤집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올해 대법원의 판단 역시 비슷한 방향에 서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대통령 집무실 앞 집회 금지 통고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서 시민단체의 손을 들어주며, 집무실을 별도의 집회 금지 장소로 볼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결정을 확정했다. 권 대표는 “이러한 헌재와 대법원의 잇따른 판단이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넓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국회는 오히려 그 흐름을 거스르는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번 개정안이 집시법 11조의 '생명 연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현행 집시법 11조는 직무를 방해할 우려나 대규모 집회로 확산될 우려 같은 모호한 기준을 근거로 경찰이 집회 허가 여부를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권 대표는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대통령 집무실을 금지구역에 추가해 헌법적 권리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러한 모호한 기준을 통해 시민의 집회를 제한하는 조항을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 법을 바꾸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위의 자유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시도를 막아낸 가장 강력한 시민적 장치였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며, 시민의 집회할 권리가 내란수괴를 끌어낸 역사적 사실을 정치권이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가 위헌적이며 시대정신에도 역행하는 집시법 개정 시도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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