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물량 이전 논란과 급변하는 물류 환경 속에서 인천항만공사가 인천해수청과 인천시와 함께 중고자동차 수출 활성화를 위한 공동 전담조직을 출범시킨 것은 참 반가운 소식이다. 인천항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온 만큼, 이제는 행정과 현장이 함께 움직여 산업의 체질을 다시 세우겠다는 의지가 실천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인천항은 수도권과 바로 맞닿아 있는 대표 관문 항이다. 그 의미는 단순한 물류 거점 이상의 것이다. 수도권 제조업과 수출업계, 수많은 중소 정비업체와 운송업, 항만 뒤편에서 움직이는 고용 생태계까지 인천항이라는 축을 중심으로 이어져 있다. 중고차 수출 10조원 안팎의 시장은 그저 '차 몇 대 나간다'는 수준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한 대가 해외로 떠날 때 정비·검수·운송·통관·선적까지 수십 개의 일자리가 함께 움직이고, 산업의 뿌리가 그만큼 넓게 퍼져 있다. 그런 기반에 금이 간다면, 결국 국가 경제의 한 부분이 흔들린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
최근의 인천항은 그만큼 불안했다. 수출단지 이전 문제로 업계 반발이 이어졌고, 일부 물량이 부산·군산·평택 등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글로벌 물류비는 올랐고, 러시아·CIS 시장 변화로 주요 수출국이 재편됐으며, 자동차 운반선과 선복 부족도 반복됐다. 외형적으로는 10조 시장을 말해도, 그 숫자를 지탱할 기반은 충분히 안정적이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TF 출범은 단순한 '활성화 대책'이 아니라, 흔들렸던 산업의 뿌리를 다시 고정하는 작업으로 읽힌다.
타이밍도 나쁘지 않다. 지금은 늦으면 안 되는 시점이다. 세계 중고차 시장의 흐름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고, 경쟁 항만들은 각종 인센티브를 앞세워 물량 유치전에 이미 뛰어든 상황이다. 인천항이 제때 대응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10조는 머지않아 다른 지역의 숫자가 됐을지도 모른다. 이런 위기감 속에서 행정 세 기관이 '원팀'을 외치며 책임과 역할을 나눠 TF를 출범시킨 것은 늦지 않은 결단이며, 충분히 응원받아야 할 시작이다.
이번 TF의 의미는 분명하다. 단순히 물량을 늘리겠다는 구호가 아니라, 산업의 뼈대를 다시 세우겠다는 선언이다.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고, 배후부지를 재설계하며, 제도 개선과 고부가가치 전략을 마련하는 과정은 결국 '10조를 다시 찍기 위한 준비'가 아니라 '항상 10조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그동안 뒤로 밀려났던 숙제를 이제야 제대로 시작한 셈이다.
현장은 이미 오래전에 도움을 요청해왔다. 적치 공간 부족, 선복 지연, 통관 기준 모호 등은 업계가 매일 맞닥뜨리는 현실적인 문제였다. 이번 TF가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 인천항은 다시 경쟁력을 갖춘 산업 중심 항만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런 변화는 단지 산업 하나를 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 수출 생태계 전체에 긍정적인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10조라는 기록은 과거의 성과이고, 앞으로 지켜야 할 기준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기준을 흔들림 없이 유지할 기반을 만드는 일이다. 인천항이 그 기반을 다시 다져가는 지금의 과정이 일회성 조치가 아닌 구조적 전환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번 TF 출범이 그 첫걸음이라면, 그 길은 충분히 응원받을 만하다. 인천항이 다시 단단한 힘으로 대한민국 수출의 심장을 지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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