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이건구 기자] 송전선로와 변전소 주변 지역의 주민지원사업 규제가 완화되고, 분산에너지 사업자의 전력 조달 방식이 확대되며, 이산화탄소 활용 제품의 구매자까지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3일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지원법, 분산에너지 활성화법,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법 등 3건의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송전·변전설비 주변지역 주민지원사업의 세대별 지원 확대 요건이 완화된 것이다. 그동안 세대별 지원금 비중을 전체 지원금의 50% 이상으로 높이려면 주민 ‘전원 합의’가 필요해 고령층 비중이 높거나 세대 수가 적은 지역에서는 사업 추진이 쉽지 않았다. 앞으로는 주민 4분의 3(75%) 이상만 동의하면 세대별 지원 확대가 가능해져, 직접지원 방식 선택이 한층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조항은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된다.
분산에너지 활성화법 개정안은 전력 공급이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내 사업자의 전력 조달 선택지를 넓혔다.
기존에는 부족분을 한국전력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전력시장(전력거래소)을 통한 구매도 허용된다. 분산형 전원 사업자의 조달 경로가 확대되면서 시장 기반의 공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부정한 방법으로 사업을 운영한 경우 매출액 기반 과징금을 부과하는 과정에서, 사업자가 매출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허위 제출하더라도 처분의 실효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유사 규모 사업자의 회계자료’를 활용해 매출액을 추정 산정하는 근거도 마련됐다. 전력시장 구매 허용은 공포 후 3개월 뒤, 과징금 산정 개선 조항은 6개월 뒤 시행된다.
탄소 감축 산업을 뒷받침하는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법도 개정됐다. 그동안 정부·지자체의 지원은 CO₂ 활용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해당 제품을 구매하는 기업·기관까지 지원 대상이 확대된다. 생산단가가 높아 수요 창출이 어려웠던 구조를 완화해, 탄소활용 산업의 초기 시장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이 조항은 공포 즉시 시행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송전설비 주변 지역의 갈등 요인을 줄이고, 분산형 전원 기반을 강화하며, 탄소 활용 제품의 시장 수요를 확대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세 법안에는 ▲지원 문턱 완화 ▲에너지 시장 접근성 확대 ▲탄소저감 산업의 수요 기반 강화라는 공통 방향이 담겨 있어, 지역 전력 인프라와 에너지 전환 정책 전반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지원 방식과 에너지 조달 방식을 조금 더 현실에 맞게 풀어준 것’이라는 점이다.
송전설비 주변 지역의 경우, 그동안 주민 전원의 동의를 얻기 어려워 지원 방식이 자주 지연됐지만, 앞으로는 일정 비율(75%)만 확보하면 집집마다 지원금을 나눠주는 선택이 훨씬 수월해진다.
분산에너지 분야에서는 ‘전력이 부족하면 한전에서만 사야 하는’ 제한이 풀리면서, 소규모 전력 공급자도 전력시장이라는 더 큰 경로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쉽게 말해, 전기 부족분을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에서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또한 CO₂ 활용 제품 분야에서는 생산자뿐 아니라 구매자까지 지원 범위가 넓어져, 가격 부담이 큰 초기 제품이라도 시장에 더 쉽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강화됐다. 탄소저감 산업의 성장을 위해 ‘만드는 쪽’과 ‘사는 쪽’ 모두를 돕는 구조로 전환되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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