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김상현 기자] 앞으로 재혼가정의 자녀도 주민등록표 등본에 '배우자의 자녀'가 아닌 '세대원'으로 표기된다. 그동안 재혼 사실이 서류상 노출돼 사생활 침해나 편견이 우려되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다.
행정안전부는 13일 '주민등록법 시행령' 및 '주민등록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주민등록표 등·초본의 가족관계 표기 방식과 외국인 이름 표기, 전입신고 절차 등을 개선한다고 밝혔다.
현재 등본에는 재혼가정의 자녀가 '배우자의 자녀'로 표시돼, 학교나 공공기관에 제출할 때 재혼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세대주의 배우자 외 가족(부모, 조부모, 형제자매, 자녀 등)은 모두 '세대원'으로, 그 외의 경우는 '동거인'으로 단일 표기된다.
다만 민원인이 희망할 경우 기존처럼 구체적인 관계(예: 배우자의 자녀)를 선택적으로 표기할 수 있다.
외국인의 이름 표기도 한층 명확해진다. 기존에는 주민등록표 등본에는 로마자 성명만, 가족관계증명서에는 한글 성명만 기재돼 동일인 확인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앞으로는 등본에 한글 성명과 로마자 성명을 함께 병기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의 신원 증명과 행정 서비스 이용이 훨씬 편리해질 전망이다.
또한 전입신고 시 민원인이 '행정정보 공동이용'에 동의하면, 건물 등기부등본이나 가족관계증명서 등 별도 서류를 제출할 필요 없이 신청서 한 장만으로 처리가 가능해진다.
이 같은 간소화 조치는 '전입신고 사실 통보서비스'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13일부터 내달 23일까지 입법예고 기간 동안 국민과 관계기관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관보와 국민참여입법센터에서 열람 및 의견 제출이 가능하다.
윤호중 장관은 “이번 개정으로 재혼가정의 불필요한 사생활 노출 문제와 외국인의 신원 증명 불편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민등록제도는 국민의 일상과 가장 밀접한 행정인 만큼, 주민 불편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제도 변경은 가족관계의 '명칭'을 바꾸는 단순 행정 절차 같지만, 실제로는 생활 속 불편을 줄이는 생활형 개혁이다. 예를 들어, 학교에 자녀 서류를 제출할 때 '배우자의 자녀'라는 문구로 재혼 사실이 드러나는 일이 사라진다.
또 외국인 주민은 한글·영문 이름이 모두 표기돼 은행 계좌나 각종 행정 서류 처리 시 혼동이 줄어든다. 아울러 주소 이동 신고도 서류 몇 장 덜어내면서 훨씬 간편해진다. 작은 변화지만, 주민등록표 한 장이 '가족 다양성을 존중하는 행정'으로 한 걸음 나아가는 상징적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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