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칼럼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

중앙신문 기자
보훈과 이의성 주무관
보훈과 이의성 주무관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잠시 일상을 멈추고 부산을 향해 고개를 숙인다. 이날은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로, 6·25 전쟁에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22개국 195만 명의 유엔군 장병들의 희생을 기리는 날이다.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1분간 묵념하는 이 행사는, 머나먼 타국에서 싸운 이들의 헌신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광명시청_메인중앙하단_260824
안성시청_바우덕이축제_메인 하단_260908

이 행사는 캐나다 종군기자 빈센트 커트니가 2007년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잠든 전우들을 위해 동시에 묵념하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21개 참전국과 한국을 하나로 잇는 국제적 추모운동으로 번졌고, 2020년에는 '유엔참전용사의 명예선양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국가적 행사로 자리 잡았다. 한국이 이룬 눈부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의 토대가 유엔군의 희생 위에 있음을 기리는 뜻이 담겨 있다.

부산 남구에 있는 유엔기념공원은 6·25 전쟁 중 전사한 1만 1천여 명의 유엔군이 영면한,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다. 단순한 묘지가 아니라 전쟁의 비극 속에서도 인류애를 실천한 이들의 정신이 살아 있는 공간이다.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행사가 열리는 11월 11일 오전 11시는 6·25 전쟁 발발일(6월 25일)과 유엔군 최초 참전일(7월 5일)을 상징적으로 결합한 시간이다. 이때의 묵념과 추모식을 시작으로 전시회, 추모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이어져 전쟁의 상처를 위로하고, 다음 세대에게 평화의 의미를 전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은 과거를 기리는 날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약속이다. 1분간의 묵념은 단순히 시간을 멈추는 행위가 아니라, 전쟁의 아픔을 치유하고 평화로운 내일을 향해 함께 나아가겠다는 다짐이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이 날의 의미를 교육함으로써 자유의 가치가 어떻게 지켜졌는지 알게 해야 한다.

유엔군의 희생을 기리는 이 날은 인류가 함께 기억해야 할 가치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피어난 협력과 희생정신은 지금도 세계 곳곳의 분쟁지에서 평화의 등불로 이어져야 한다. 오늘 우리가 보내는 1분간의 묵념은 그들에게 전하는 감사이자, 새로운 세대에 물려줄 평화의 서약이다.

유엔군의 참전은 단순한 군사 지원이 아니라, 분단의 위기 속에서 한반도의 자유를 지켜낸 결정적인 힘이었다. 낯선 땅에서 생을 마감한 이들의 이름은 역사책에 남지 않았을지 몰라도, 우리의 마음속에는 영원히 새겨져 있다. 그들의 피와 땀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수원특례시의회_08 (265x118)
260623_인천도시공사

저작권자 © 중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0개의 댓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