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어린이·청소년은 나라의 미래, 건강한 성장을 지켜야 한다

중앙신문 기자
[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어린이·청소년은 나라의 미래, 건강한 성장을 지켜야 한다. (CG=중앙신문)

질병관리청이 29일 발표한 청소년건강패널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냉정히 드러낸다. 고등학교 1학년의 절반 이상이 술을 마셔본 경험이 있고, 전자담배 사용률도 급증했다고 한다. 일부 초등학생 단계에서 흡연 경험이 확인된 점은 더욱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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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에 따르면, 음주·흡연 노출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가파르게 늘었다. 초등학교 6학년의 평생 음주 경험률은 36.4%였으나 고등학교 1학년에서는 55%로 증가했고, 현재 음주율도 0.7%에서 5.3%로 뛰었다. 궐련과 전자담배 사용률 역시 남녀 구분 없이 상승세다. 성장기에 형성된 유해 습관이 뇌 발달과 학업,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아이들을 지켜줄 보호망 약화다. 부모와 함께 식사하는 비율은 초등학교 6학년 66.3%에서 고등학교 1학년 27.4%로 급감했고, 건강 습관을 두고 대화하는 비율과 학교의 예방 교육도 동반 하락했다. 가정과 학교의 울타리가 느슨해진 사이, 청소년은 미디어와 주변 환경에서 흡연·음주 장면에 더 자주 노출되고 있다. 이는 개인의 생활 태도를 넘어 사회적 안전망이 흔들린 신호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단지 ‘미래 세대’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국가의 존속과 직결된 주체다. 인구 절벽으로 아이들의 수가 줄어드는 시대에 건강까지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오늘의 청소년이 10년 뒤 사회의 중심이 되고, 20~30년 뒤에는 국가의 의사결정자가 된다. 그들의 건강이 곧 나라의 경쟁력이자 존속 기반이다.

이제 부모와 학교, 지역사회, 정부가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 금연·금주 구호를 넘어 가정의 대화와 돌봄을 복원하고, 학교의 교육을 실효성 있게 강화하며, 사회 전반에서 유혹을 줄이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청소년 친화 공간 확대, 광고·노출 규제, 지역사회 프로그램 확충 같은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해야 한다.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라는 말은 선택적 미덕이 아니라 국가 생존의 과제다. 지금 아이들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도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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