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가 대한적십자사회장 유공 표창을 받았다. 적십자 창립 120주년 기념식에서 이뤄진 이번 수상은 지방정부로서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적십자 활동은 주로 개인이나 기업, 봉사단체에 초점이 맞춰져 왔지만, 이번에는 시(市) 차원에서 공로가 인정됐다. 지방자치단체가 인도주의 가치 실현을 제도화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연계해 구체적인 민관 협력 모델을 만든 성과다.
광명시는 이미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산하 최초로 시 지부를 설립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이어 ‘황금도시락 사업’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청장년 1인 가구 200명에게 지역화폐와 정서적 돌봄을 제공했고, 기업과 시민단체 20여 곳을 끌어들여 ESG 참여의 장을 넓혔다. 이는 단순한 취약계층 지원을 넘어, 공공·민간·시민이 함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체계를 일군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런 시도의 의미는 크다.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의 정책 집행자라는 전통적 한계를 넘어, 지역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 광명시의 모델은 행정이 ‘복지 전달자’에서 ‘플랫폼 운영자’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민, 기업, 적십자가 함께 만든 네트워크가 곧 사회안전망이 되는 것이다. 지방정부의 역할을 인도주의와 ESG라는 보편적 가치와 접목한 점에서 다른 도시들이 배워야 할 교훈이 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이번 수상에 대해 “시민과 함께 만든 값진 성과”라며 앞으로 적십자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행정의 성과가 제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공동체 정신을 키우는 과정임을 잘 보여준다. 이런 리더십이야말로 지방정부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이번 수상은 ‘잘했다’는 평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광명시는 적십자와의 협력을 토대로 긴급지원, 재난구호, 취약계층 돌봄을 더욱 체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약속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 또한 시민 참여의 폭을 넓혀 더 많은 지역 공동체가 나눔에 동참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지방정부 최초라는 수식어는 이제 광명시에 따라붙는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의 신호탄이다. 광명시가 시민과 함께 일군 성과가 전국으로 퍼져 나가길 기대한다. ‘인도주의 도시’라는 이름이 광명시에만 머물지 않고 한국 지방자치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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