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칼럼

[두물머리] 명품은 과연 무엇인가

김광섭 기자
어제 오후 5시42분, 여주 프리미엄아웃렛. 해가 기울어 어둑해진 시간에도 명품 매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사진=김광섭 기자)
어제 오후 5시42분, 해가 기울어 어둑해진 시간에도 명품 매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사진=김광섭 기자)

어제 오후 5시42분, 여주 프리미엄아웃렛. 해가 기울어 어둑해진 시간에도 명품 매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차가운 바람에 꽃잎은 고개를 떨구는데, 사람들의 눈빛만은 오히려 명품 매장안쪽으로 반짝였다. 그 줄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었을까. 단순한 가방일까, 아니면 ‘나도 이 안에 속해 있다’는 안도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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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名品). 말 그대로 이름난 물건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오늘날 명품은 단순히 ‘질 좋은 상품’을 넘어선다. 그것은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표식 내지는 스스로를 위로하는 도구로 쓰이는 것 같아 아쉽다. 때로는 불안을 덮는 부적처럼도 보인다. 명품을 들었다는 건 품질만이 아니라 ‘브랜드가 주는 상징’을 샀다는 말과 다름없다.

요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왜 명품에 열광하는 걸까. 누군가는 허영심이라 하고, 또 다른 이는 열심히 살아온 자신을 위한 작은 사치라 말한다. 경기침체와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확실한 만족을 추구한다. 줄은 단순히 계산대 앞이 아니라, 불안한 삶을 버티는 자기 보상의 줄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일까.

이런 명품들은 권력의 그림자 속에서도 모습을 드러낸다. 알마 전 대통령 영부인이 6천만원이 넘는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고가의 가방을 받았다는 의혹은 우리 사회를 흔들었다. 특검 수사결과 뒤늦게 돌려주었지만, 당시 왜 받았던 걸까. 그것은 단순한 사치품이 아니라 권력과 청탁, 특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6천만원이 넘는다는 보통 국민들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그 비싼 목걸이는 과연 6천만원의 값어치를 하는가. 다이아몬드 원석이 아니라, 브랜드와 희소성, 그리고 ‘이걸 소유한 나’를 보여주는 사회적 기호가 그 가격을 만드는 건가. 값어치는 물질에 있지 않고, 사회가 부여한 의미에 있는 것인가.

대한민국 사회가 묻는다. 명품은 과연 무엇인가. 단순한 물건인가, 아니면 우리가 욕망을 투영한 거울인가. 평범한 시민은 자기 위로로 줄을 서고, 권력자는 권력의 무게로 선물을 받는다. 명품 앞에서는 이런 두 모습이 기묘하게 닮아 있다. 우리는 명품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또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그래서 결국, 우리에게 명품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계절이 바뀌는 이 가을 컴컴해지는 명품매장 앞 긴 줄을 보고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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