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주년을 맞은 경찰의 날은 올해 그 의미가 남다르다.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개편되고,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는 제도적 변화가 내년부터 시행되면서 경찰은 사실상 국가 치안의 핵심 기관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권한을 맡게 되는 만큼 국민이 요구하는 책임 또한 무겁다 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찰의 날 기념사에서 경찰을 “국민의 신뢰를 받는 유일무이한 공권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경찰이 ▲첨단 기술과 국제 공조로 무장한 스마트 경찰, ▲국민 생활을 실질적으로 지키는 민생 경찰,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국민 편에 서는 민주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는 국민이 경찰에게 기대하는 미래상과 직결된다.
지난 80년 동안 경찰은 재난과 범죄 현장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켜왔다. 목숨을 걸고 구조에 나선 경찰관들, 보이스피싱이나 사이버 범죄를 기민하게 차단한 사례들은 국민 신뢰의 밑바탕이 됐다. 또한 민주주의의 위기 속에서 시민 편에 선 경찰관들의 선택은 지금도 숭고한 표상으로 남아 있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안전한 사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경찰의 이런 헌신 덕분이다.
하지만 권한 확대가 곧바로 신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민은 경찰이 전문성과 공정성을 갖춘 수사기관으로 성장하기를 요구한다. 정치적 중립은 흔들림 없는 원칙이 되어야 하고, 내부 통제와 외부 견제 장치 역시 강화돼야 한다. 오직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치안 서비스가 제공될 때 경찰은 비로소 ‘민중의 지팡이’로 존중받을 것이다. 정부 역시 경찰의 희생에 합당한 보상과 복무 여건 개선으로 응답해야 한다. 현장 경찰관들이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할 때 치안 역량은 더욱 높아진다. 헌신이 자긍심으로, 봉사가 영예로 되돌아오는 사회가 돼야 한다.
이 대통령의 기념사처럼 국민에게 사랑받는 경찰보다 강한 경찰은 없다. 이번 80주년 경찰의 날은 과거의 성취를 기념하는 동시에 미래의 과제를 확인하는 자리다. 경찰이 스마트·민생·민주 경찰로 거듭나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켜내길 기대한다.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경찰, 그것이 대한민국 경찰의 다음 100년을 열어갈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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