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칼럼

[두물머리] 가왕의 최애곡 ‘꿈’에서 볼 수 있는 우리 사회

김종대 기자
김종대(남부권 본부장)
김종대(남부권 본부장)

가왕 조용필은 수많은 히트곡 가운데서도 자신의 ‘최애곡’으로 ‘꿈’을 꼽는다. 그는 얼마 전 한 방송사에 출연해 최애곡 꿈의 탄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비행기 안에서 신문을 보다가, 시골 청년들이 꿈을 안고 서울로 상경한다는 사설을 읽었어요. 그 글을 곱씹으며 시대의 현실을 담아 작사·작곡했습니다” 그가 언급한 사설은 단순한 기사 조각이 아니었다. 농촌에는 청년이 사라지고, 젊은이들은 도시로만 몰려드는 시대의 단면이었다. 텅 빈 고향 마을, 반짝이는 도시의 불빛이 희망처럼 비치던 현실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그래서 꿈은 단순한 대중가요를 넘어 한 시대의 사회상을 기록한 노래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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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가 발표된 것은 1991년 4월. 어느덧 34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의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예전 젊은이들은 화려한 도심 불빛으로 몰려들었듯이, 지금 사람들은 ‘똑똑한 아파트 한 채’를 바라며 서울로 몰려든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제는 세상이 ‘너무 오픈’돼 어디로 가야 하는지가 더 분명해졌다는 점이다. 그러나 분명해진 길은 역설적으로 더 치열한 경쟁을 불러오고 있다. 길이 선명해질수록 경쟁은 격화됐다. 예전보다, 10년 전보다, 20년 전보다 훨씬 더 치열하다. 좁은 바늘구멍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듯 우리네 삶은 몹시 고단해졌다. 어디에 사는지도 어떤 일을 하는지도 이제는 격차로 받아들여진다. 어디에 사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가 곧 유리함과 불리함을 갈라놓는 시대가 된 것이다. 농촌은 여전히 젊은이가 부족하고, 도시는 여전히 인파로 붐빈다.

이런 맥락 속에서 최근 방송된 광복 80주년 대기획 콘서트, 데뷔 57주년을 맞는 가왕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는 특별했다. 1만8천명의 관객이 운집한 현장에서 34년 전 발표된 꿈이 다시 울려 퍼지자, 노래는 지금 사회를 풍자하는 듯 들렸다. 시대는 바뀌었지만,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했다. 조용필은 무대에서 모나리자, 킬리만자로의 표범, 바운스, 여행을 떠나요 등 수많은 히트곡을 이어 불렀다.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무대를 압도하는 힘, 세대를 아우르는 호소력은 왜 그가 ‘가왕’이라 불리는지를 증명했다. 데뷔 57주년을 맞은 그의 존재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오히려 시대가 주는 정당한 찬사라 할 만하다.

무엇보다 그가 직접 작사·작곡한 꿈은 여전히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 “이 세상 어디가 숲인지, 어디가 늪인지, 그 누구도 말을 않네” 34년 전 가사가 오늘날에도 그대로 통한다. 꿈은 더 분명해졌지만, 그만큼 삶은 더 치열해졌고 격차는 더 깊어졌다. 결국 우리는 다시 묻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의 꿈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앞으로의 삶은 더 고단해져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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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경남 2025.10.09 09:40

오래전이나 지금이나 우리들의 꿈은 잘살고 발전하는 것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