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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기지 소유권’ 이전 발언을 바라보며

오기춘 기자
오기춘 기자
오기춘 국장

지난 25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주한미군기지 부지’에 대한 소유권 이전 발언은 한국 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발언의 맥락을 따져보면 단순히 군사 기지의 운영 문제를 넘어, 한국의 주권과 한미동맹의 본질을 다시금 되짚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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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이 사용하는 기지와 부지는 명확히 대한민국 영토다. 미군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사용권’을 가질 뿐, ‘소유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이 원칙은 동맹의 틀 안에서 한국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기본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미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 원칙을 흔들며, 마치 한국 땅 일부를 미국 땅으로 편입할 수 있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현실적으로 불가할 뿐 아니라, 헌법과 국제법은 영토주권을 나누거나 타국에 양도할 수 없는 원칙을 천명하고 있어, 미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시절부터 한미 동맹 관계를 철저히 비용의 문제로 환원해 왔다.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도 방위비 분담금을 한국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고 압박했으며, 한국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번 발언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가 있다. 협상용 압박 카드로 보인다.

그러나 동맹은 단순한 ‘보호자-피보호자’ 관계가 아니다. 이는 혈맹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보이고 그 혈맹이 단순히 돈으로만 환산되는 관계라면 그 자체가 이미 혈맹의 의미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발언이 한국 국민의 정서와 동맹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흔든다는 점이다. 주권국가의 국민이라면 누구도 자국의 땅이 타국 소유로 넘어가는 것을 용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이 동맹국이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미국 내부적으로는 협상 카드 차원에서 던진 말일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는 곧바로 주권 침해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이 같은 발언이 반복된다면, 한미동맹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시선은 ‘안보자산’에서 ‘불평등한 종속’으로 변질될 위험이 크다.

한미동맹은 약 70여 년간 대한민국 안보 질서의 핵심축을 이루고 있고, 이는 단순히 ‘주둔’과 ‘방어’의 틀을 넘어, 상호 존중과 전략적 혈맹의 파트너십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요구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력과 첨단 국방력을 보유한 국가로 성장했다. 더 이상 일방적으로 보호받는 대상이 아닌, 미국과 함께 안보를 구축해 나가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히 세계 최고정치인의 돌출 발언으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이런 목소리가 반복될수록 한국 정부와 국민은 자주국방의 필요성과 한미동맹의 균형을 더욱 절실히 인식하게 될 것이다.

‘주둔 비용’이나 ‘기지 소유권’ 논란에 휘둘리는 대신, 우리는 한국의 주권과 국민의 안보를 최우선 가치로 세우는 새로운 동맹의 틀을 고민해야 한다.

주한미군의 존재는 한반도 안보의 중요한 축이다. 하지만 그 존재의 정당성은 어디까지나 대한민국의 동의와 국민적 지지 속에서만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 간단한 진실을 무시한 채, 동맹을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동맹은 계산이 아니라 신뢰와 존중 위에 서야 한다. 이번 논란으로 한미 간의 혈맹에 실금이 가지 않기를 기대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한 협상용 발언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한국 사회에는 주권과 동맹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제 한미 동맹은 비용 논리를 넘어 상호 존중과 신뢰 위에서 재정립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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