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점점 더 어렵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민 건강을 이유로 금연구역을 확대하고 있고 버스정류장, 공원, 학교 주변, 심지어 도심 주요 거리까지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흡연자는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장소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정작 흡연자가 사용할 수 있는 합법적 공간, 즉 흡연부스나 흡연실은 거의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흡연자들은 불만을 토로한다. 모두가 금연 정책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균형 잡힌 배려’가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흡연은 개인의 선택이다. 그렇지만 간접흡연 피해는 타인의 건강을 침해한다. 때문에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규제하는 정책은 당연한 흐름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금지’만 있을 뿐 ‘대안’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주요 상권 지역을 걷다 보면, 흡연자들이 건물 모퉁이나, 좁은 골목, 심지어 쓰레기장 옆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미관을 해치고, 비 흡연자와의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며, 결국 금연 정책의 효과는 양측에 더 큰 반감을 가져오게 된다.
일본 도쿄에서는 2000년대 초반 ‘분연(分煙)’ 정책을 통해 거리 흡연을 금지하고 공공 흡연부스를 설치했다. 그것은 2002년 한 어린이가 흡연자의 담뱃불에 눈을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 계기가 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보행 중 흡연을 막고 흡연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도심 곳곳에 흡연부스를 설치하게 됐다. 담배 연기가 외부로 퍼지지 않도록 하고, 청소와 관리를 철저히 하여, 도심 거리가 깨끗해지고, 흡연자와 비 흡연자 모두의 갈등을 최소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영국 런던의 경우는 거리에 흡연부스를 조성하여, 도시 환경을 더욱 쾌적하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반면 한국 상황은 대조적이라는 것이 대부분 흡연자들의 변이다. 금연구역은 늘어나지만 흡연부스 설치는 민간 건물주의 몫으로 대부분 ‘선택’에 맡겨져 있다. 지자체에서는 담배 소비세의 세액을 꼬박꼬박 받아들이고 있으나, 흡연부스 공간은 외면하고 있다. 결국 도심지 흡연자들은 대로변 사람을 피해 공간을 찾아 헤매야 하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민원을 불러일으킨다. 흡연자는 범법자가 아니다. 어쩌면 그들은 가장 많은 세금을 내고 있는 선량한 납세자 일 것이다. 그들이 범법자라면 한국담배인삼공사(구 전매청)는 범법자 양성소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흡연에 대한 제대로 된 합리적 해결책이 제공되지 않으면, 국가 또한 금연 정책이 잘못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 흡연자들은 “담배소비세가 지방세로 일반재원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세금이지만 각 지자체에서는 어디에 적절히 사용되는지 궁금하다”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담배를 판매하면 일정 비율이 자치단체의 지방재정으로 활용되고 있다. 담배에는 담배소비세, 개별소비세가 있다. 또한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라고 준조세 성격을 갖은 부담금으로, 목적세는 아니지만 건강 증진 목적을 위해 적극 사용 할 필요가 있는 것이 있다는 것. 그리고 지방교육세는 목적세로 그 용도에 맞게 사용할 것이다. 또한 부가가치세 등이 있다. 이러니 각 세목을 보면 흡연자들은 대단한 납세자들임이 맞다. 그러니 흡연자를 위한 흡연부스는 충분히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변이다.
과거 담배 전매청은 담배 산업을 관리·감독하며 흡연과 관련된 정책을 총괄해 왔다. 그러나 현재는 한국담배인삼공사를 거쳐 민영화된 KT&G가 세금 납부와는 별개로 지자체 요청 시 검토를 거쳐 흡연부스 설치를 지원하는 것이 전부다. 현재는 한국담배인삼공사(KT&G)가 민영화되어 있지만, 흡연자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전담 기구나 공적 기구가 흡연 관련 시설과 정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세목별 조율을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금연 정책을 추진하는 보건당국이 있다면, 동시에 흡연자의 권리를 최소한 보장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단순히 흡연율을 낮추는 데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다중이용시설에 합법적 흡연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 방향이 필요하다.
어느 60대의 흡연자는 “길거리는 다 금연이라고 하면서, 그렇다고 흡연부스를 따로 마련해 주는 것도 없어, 결국 담배 피울 때마다 숨어서 피워야 하고, 괜히 사람들 눈총을 받게 되어 흡연자가 무슨 범죄자인 것처럼 느껴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반대로 비 흡연자인 직장인 j씨(45)는 “버스 정류장에서 담배 연기를 맡을 때마다 정말 힘듭니다. 금연구역이라고 표시해 놨지만, 정작 단속은 제대로 안 되고 결국 길거리에서 피우는 거죠. 흡연부스가 제대로만 갖춰져 있다면, 이런 문제는 줄어들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해 양측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와 같이 서로의 목소리가 다르지만, 같은 지점을 향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결국은 ‘흡연부스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흡연자를 배려하는 동시에 비 흡연자를 보호하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바로 흡연공간의 제도적 확보다. 전문가들은 공공 흡연부스 설치가 단순히 흡연자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고 한다. 이는 도시 관리 차원에서도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흡연 전용부스는 담배꽁초의 무단 투기를 줄이고, 비 흡연자를 위한 보행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나아가 흡연자들의 흡연 패턴을 한정된 공간으로 유도해 간접 흡연율 감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흡연을 무작정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흡연은 여기서만 가능하다’라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실질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얘기다.
지금 필요한 것은 흡연자와 비 흡연자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다. 금연 정책은 더욱 강화되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합법적 흡연공간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사회적 갈등이 줄어든다. 민영화된 한국담배인삼공사나 공공기관 차원에서 다중이용시설에 흡연부스를 설치·운영하는 방안이 제도화된다면, 이는 단순히 편의 제공이 아니라 공공질서 유지와 도시환경 개선에 기여하는 ‘정책적 투자’가 될 것이다. 금연은 시대적 흐름이지만, 흡연자가 존재하는 한, 그들에게 최소한의 공간은 존중돼야 한다. 금연구역 확대라는 ‘채찍’만이 아니라, 합법적 흡연 공간 제공이라는 ‘당근’도 함께 고려해야 할 때다. 그래야만 성숙된 흡연과 금연의 공공 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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