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순정우 기자] 전국 228개 기초지자체 중 113곳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상황에서 경기도 수도권 도시들과 지방 소멸위기 지역 간 자매결연이 잇따르고 있다. 성남시는 충남 공주시와, 안양시는 전남 강진군과 협력협약을 맺었다. 수원시 역시 인구소멸 위기에 처한 경북 봉화군과 우호도시협약을 체결했다. 충남 청양군은 인구가 3만명 선을 무너뜨린 대표적 소멸위기 지역이다. 수원시는 봉화군에 '청량산 수원캠핑장'을 조성하며 상생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매결연 내용은 대부분 농산물 판로 확대 지원이나 관광객 유치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 지자체가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열어주고 지방 축제에 홍보 부스를 설치하는 식이다.
#캠핑장 조성도 근본 해결책 못돼
수원시의 봉화군 캠핑장 조성 사업도 전문가들은 제한적 효과에 그칠 것으로 평가한다. 캠핑장 건설로 일시적 관광객 유입은 기대되지만 지역 정주인구 증가나 산업 기반 확충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청양군의 경우 인구가 3만명 선이 무너지며 지역소멸 위기가 현실화됐다. 출생과 유입보다 자연감소가 많아 빚어진 결과다. 청양군은 주민등록 이전 독려와 청년수당 영유아수당 등을 추진했지만 인구 유출을 막지 못했다.
#기관이전·주택개발 대신 생태자원 활용
소멸위기 지역 살리기의 전통적 접근법은 공공기관 이전이나 산업단지 조성이었다. 정부는 2003년부터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을 추진해 175개 기관을 수도권 밖으로 옮겼다.
이런 도시화 방식 대신 지역 고유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대안들이 주목받고 있다. 국립공원 지정을 통한 생태관광 거점화와 신재생에너지 생산기지 조성이 대표적이다. 순천만습지는 성공 사례로 꼽힌다. 75㎢가 넘는 매우 넓은 습지로 생태관광지로 개발되면서 연간 30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순천시는 인구 28만명 규모 중소도시임에도 생태관광 수입만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뤘다.
#신재생에너지 특구 조성으로 일자리 창출
농촌 지역의 넓은 토지와 일조량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단지 조성도 효과적인 대안으로 제시된다. 전남 해남군은 2019년부터 태양광 발전소 집적화 사업을 추진해 2025년까지 1200MW 규모의 태양광 단지를 완성할 예정이다.
이 사업을 통해 건설 과정에서 4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운영 단계에서도 300개의 상시 고용이 발생한다. 연간 발전수익은 1천억원에 달한다. 풍력발전도 산간 지역의 새로운 수익원이 되고 있다. 강원도 평창군은 대관령 일대에 98MW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운영 중이다. 지역 주민들에게 임대료와 보상금으로 연간 30억원이 지급된다.
#지역특화 관광상품 개발이 핵심
국립공원 지정 확대도 지역 살리기의 유력한 방안이다. 현재 전국 22개 국립공원 중 17곳이 지방에 위치한다. 국립공원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립공원 방문객은 4500만명에 달했다. 설악산국립공원이 있는 인제군의 경우 연간 관광객 800만명이 찾으면서 지역경제에 2000억원 규모의 경제효과를 창출한다. 인구 3만명의 소규모 군 단위 지역임에도 관광 수입만으로 안정적 재정을 확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작정 수도권과 비슷한 환경을 구현하려는 도시를 만드는 대신 지역의 자연환경과 특색을 살린 개발이 더 지속가능하다고 평가한다. 한 지방행정에 정통한 전문가는 "인구를 늘리려는 접근보다는 기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체계적 지원 시스템 구축 필요
정부는 인구감소지역 지원을 위해 2022년부터 지역소멸대응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연간 1조원 규모로 5년간 총 5조원이 투입된다. 문제는 대부분의 예산이 출산장려금이나 주거지원 같은 인구 늘리기에 집중된 점이다. 생태관광 인프라 구축이나 신재생에너지 단지 조성 같은 장기적 대안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지방소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자매결연 같은 단기적 협력을 넘어서 지역 고유 자원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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