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김상현 기자] 재력가들을 해외로 유인해 성매매 단속이나 카지노 도박 빚을 빌미로 거액의 금품을 갈취한 일명 ‘셋업범죄’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계는 범행을 주도한 총책 A씨 등 피의자 12명을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셋업범죄’란 피해자가 실제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성매매나 도박 등에 연루된 것처럼 상황을 조작해 형사처벌을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범죄를 뜻한다. 피해자는 자신이 범죄에 가담했다고 오해하거나 수치심 때문에 신고를 망설이게 된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22년 12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약 1년4개월 동안 태국과 캄보디아 등지에서 재력가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벌여 총 11억9천만원을 편취했다. 이들은 골프 여행을 명목으로 피해자들을 해외로 유인한 뒤, 성매매나 사기도박에 연루된 것처럼 꾸며 돈을 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첫 범행은 2022년 12월 태국에서 발생했다. 총책 A씨 등 6명은 골프 모임에서 만난 한 사업가를 상대로 친분을 쌓은 뒤 해외 골프여행을 제안했고, 현지에 도착한 뒤 미성년자 성매매를 유도한 뒤 경찰 단속을 위장해 사건 무마 명목으로 2억4천만원을 뜯어냈다.
이후 2023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는 캄보디아 현지 카지노에서의 사기도박 수법으로 범행 수위를 높였다. 국내 골프연습장 등에서 다른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이들은 ‘골프여행’을 제안해 해외로 유도한 뒤, 현지 카지노 관계자와 짜고 속임수를 써 도박에서 돈을 잃게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피해자에게 70만 달러(약 9억5천만원)의 도박 빚을 떠안긴 뒤, 일행 중 한 명이 인질로 잡혀 있는 것처럼 연출해 협박하며 6억8천만원을 한 번에 갈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총책, 유인책, 바람잡이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으며,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심지어 피해자와 공범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움직임을 사전 파악하는 등 정교한 범죄 수법이 드러났다.
경찰은 현재 해외에서 도피 중이던 조직원 1명을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현지 경찰과 공조해 검거했으며, 국내 송환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셋업범죄는 피해자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채 말려들기 쉽고, 본인이 범죄에 연루됐다고 믿게 만들어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형사처벌을 운운하며 금품을 요구하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이므로 절대 응하지 말고 즉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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