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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책과 함께 사는 도시” 시흥시, 시민이 만드는 독서문화 혁신

​​​​​​​시민이 뽑은 ‘올해의 책’부터 산업현장·다문화 가정까지 생활 속 책읽기 확산…공공·민간·디지털 아우른 독서정책 주목
시흥 사람책은 함께 모여 의견을 나누며 발전방향을 찾아가고 있다. (사진제공=시흥시)
성인의 독서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시대, 시흥시가 시민과 함께 만드는 ‘생활 속 독서도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시흥 사람책은 함께 모여 의견을 나누며 발전방향을 찾는다. (사진제공=시흥시)

[중앙신문=순정우 기자] [편집자주] 성인의 독서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시대, 시흥시가 시민과 함께 만드는 ‘생활 속 독서도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종합독서율은 43.0%에 불과하다. 1994년(86.8%)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다. 이러한 현실에서 시흥시는 독서율 제고를 위해 독서취약계층을 포함한 전 시민 대상 맞춤형 독서정책을 추진 중이다. 대표 정책인 ‘올해의 책’ 시민 참여 프로그램부터 산업단지 근로자 대상 ‘워크+북’ 사업, 소상공인 상점 연계 전시, 다문화 아동과 장애인을 위한 독서복지까지 그 영역은 넓고 촘촘하다. 시흥시가 추진 중인 전 시민 대상 맞춤형 독서정책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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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뽑는 올해의 책’, 추천부터 토론까지

시흥시는 매년 시민이 직접 추천·투표로 도서를 선정하는 ‘시흥 올해의 책’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23년 ‘시흥 한 책’에서 확장된 이 사업은 올해 705명이 총 894권을 추천했고, 독서 전문가·사서·독서동아리 회원 등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가 18권의 후보를 추렸다. 이후 2998명의 시민 투표를 거쳐 7권이 최종 선정됐다.

올해 선정된 도서는 ▲강지나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황지영 ‘블랙박스’ ▲김신지 ‘제철행복’ 등 일반 분야 3권과, ▲‘건전지 엄마’ ▲‘이상한 무인 편의점’ ▲‘단톡방을 나갔습니다’ 등 어린이 분야 3권, 환경 분야로는 ▲이정모 ‘찬란한 멸종’이다.

이 책들은 시흥시의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의 중심이 된다. 시민 100팀 400여명이 참여하는 ‘시민 독서릴레이’는 14일간 책을 읽고 다음 주자에게 넘기며 감상문을 공유하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완주 기록은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공유된다.

시 관계자는 “공공도서관 13곳에 전시코너를 마련했고, 지역서점 13곳과도 연계해 독서문화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작가와의 만남, 골든벨 퀴즈, 공연 등 다양한 연계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근로자에게 ‘찾아가는 책’, 산업현장에 스며드는 독서

도서관 미이용 이유 중 31%가 ‘시간 부족’이라는 점에 착안해, 시흥시는 산업단지 근로자들을 위한 ‘워크+북(Work+Book)’ 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시흥스마트허브 등 10개 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올해의 책 꾸러미를 제공하고, 직장 기반의 독서릴레이를 운영 중이다.

참여 근로자들에게는 인센티브가 지급되며, 독서토론회와 힐링 독서프로그램이 연계돼 정서적 안정도 도모한다. 이는 시흥시가 실질적인 생활 맞춤 독서복지를 실현하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관내 프랜차이즈를 제외한 소상공인 상점과 카페 10곳에도 올해의 책을 비치해 시민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상 속 독서문화 거점으로 골목 상점이 기능하게 된 셈이다.

지역서점 역시 공공도서관과 연계해 북큐레이션, 바로대출 서비스를 운영하며 책 생태계의 일원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시흥 올해의 책 릴레이도서 전달식 모습. (사진제공=시흥시)
시흥 올해의 책 릴레이도서 전달식 모습. (사진제공=시흥시)

사람책으로 소통하고, 학교로 찾아가는 지식

시흥시의 또 다른 독서문화 아이콘은 ‘사람도서관’이다. 현재 등록된 ‘사람책’은 총 663명으로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수다. 이들은 직업·예체능·기술·교육·생활 등 9개 분야에서 시민들과 소통하며 살아있는 지식을 전달한다.

2023년 한 해 동안만 402회 운영돼 5327명이 참여했으며, 2021년 이후 누적 기준으로는 1만1359명이 사람책을 ‘열람’했다. 단순한 강의나 멘토링을 넘어, 실제 사람과의 대화로 지식을 공유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특히, 학교로 찾아가는 사람책 프로그램은 지난해 22개교에서 197회 운영돼 4379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청소년 진로탐색과 인성교육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현장 교육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다문화·장애인 대상 독서복지, 포용의 독서문화 실현

시흥시는 다문화 가구원이 약 2만6천 명에 달하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정왕어린이도서관을 중심으로 다문화 대상 독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찾아가는 한글생활문화교실, 세계문화체험을 통한 다문화이해교실 등으로 총 442명이 참여 중이다.

또한 중앙도서관은 ‘도서관과 함께 책 읽기’ 공모사업에 선정돼 시흥드림스타트센터와 함께 아동 대상 독서 프로그램과 공연 등을 운영 중이다. 이는 독서 취약계층의 정보 격차를 줄이고 정서적 안정까지 꾀하는 사업이다.

장애인을 위한 지원도 눈에 띈다. 늘푸름장애인주간보호시설과 연계해 지체·발달장애인 대상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10회 운영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해 오디오북·전자책 사이트 상단배치, 장애인식개선 콘텐츠 등록 등을 진행 중이다. 디지털 접근성을 포함한 ‘정보복지’ 차원의 노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도시 전체가 도서관…독서로 시민 일상에 스며들다

전행주 시흥시 중앙도서관장은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정책이기에 더욱 특별하다”며 “앞으로도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책과 함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도시 전체를 하나의 도서관처럼 운영하겠다는 시흥시의 독서문화정책은 독서의 민주화, 생활화, 포용화를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일터에서, 골목에서, 학교와 가정에서, 그리고 디지털 플랫폼 위에서 시흥시민은 책과 만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책 권하는 도시’를 넘어, 시민 삶에 책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책과 함께 사는 도시’를 만들어가는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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