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문=순정우 기자] 경기도가 도내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노동권과 인권 보호를 위해 사상 첫 인권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은 19개 시군, 115개 농가에서 일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420명이며 조사 결과는 제도 개선과 정책 권고안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30일 도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해 도입된 계절근로자 제도의 인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마련됐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농가의 요청과 법무부 심사를 통해 단기 체류로 배정되며, 최장 8개월까지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다.
도는 2021년 제도를 시행한 이래 ▲2023년 1497명 ▲2024년 2877명 ▲2025년 5258명 등 근로자 수가 매년 두 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입국 전 언어·문화 교육 절차가 없는 탓에 한국어 구사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폭언, 성희롱, 임금체불, 불법 중개인 문제 등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조사는 지난 14일부터 시작했으며 내달 30일까지 현장 방문 방식으로 진행된다. 설문지는 베트남어, 라오스어, 캄보디아어, 필리핀어, 태국어, 네팔어 등 6개 언어로 제작됐고, 통역사들이 동행해 근로자들의 생활적응도, 언어장벽, 문화적 애로사항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인권 실태를 청취하고 있다.
조사항목에는 ▲근로계약서 작성 여부 ▲임금체불 여부 ▲주거환경 ▲폭언 및 성희롱 피해 ▲불법 중개인 개입 여부 등 근로자의 권리 전반이 포함됐다. 경기도 인권담당관실, 농업정책과, 농수산진흥원, 한양대학교 글로벌다문화연구원이 공동으로 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폭염 속 농작업 중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도 병행된다.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은 폭염 안전 가이드 포스터와 예방 키트를 제작·배포해 근로자들의 작업 안전을 지원 중이다.
경기도는 9월부터는 고용 농가 100명, 시군 공무원 및 농협 직원 30명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프로그램 운영상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함께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올해 12월 열리는 경기도 인권위원회에 정책 권고 보고서 형태로 상정되며,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제도적 보완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최현정 경기도 인권담당관은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해 실질적인 인권 증진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생활과 노동에서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근로자와 농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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