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국민 눈높이 외면한 장관 인사, 결국 피해는 국민 몫

오기춘 기자
오기춘 기자
오기춘 국장

정부 장관 인사는 단순히 행정 효율성이나 정권 운영의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곧 국가의 신뢰를 세우는 기초이며, 국민과 정부 간의 최소한의 신뢰 계약을 의미한다. 그런데 최근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논란은 이 기본 전제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자질 논란, 도덕성 문제, 전문성 부족… 여러 의혹과 우려가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인사가 장관직에 그대로 임명되는 현실로 이어진다면 국민 눈높이를 철저히 외면한 처사로 읽힐 것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인사가 자리만 차지할 뿐 실질적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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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반복되어 온 검증 실패와 ‘강행 임명’의 패턴은 공직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근본부터 무너뜨리고 있다. 장관직은 단순한 자리가 아니다. 국정을 책임지고 정책을 설계하며 수많은 실무자들을 이끄는 수장이다. 그런 자리에 도덕성에 큰 흠결이 있는 인사, 또는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이 결여된 인물이 앉게 된다면, 그 부처의 정책은 방향을 잃고 표류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는 단순한 행정 착오 수준을 넘는다. 장관의 무능은 국민의 안정과 수백만 명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국민은 더 이상 과거처럼 묵묵히 참지 않는다. 모든 정보는 빠르게 공유되고, 의혹은 단 몇 시간 만에 전국적 이슈가 된다. 시대는 바뀌었고, 국민의 눈높이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정권의 사람’이 아니라 ‘국민의 사람’이 장관직에 올라야 한다는 목소리는 시대정신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다’, ‘문제없다’는 식의 낙관이나 ‘정치 공세일 뿐’이라는 해명으로 일관하며 인사를 강행한다면, 이는 곧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고, 스스로 정권 정당성을 갉아먹는 일이 될 것이다. 책임 있는 정권이라면 무엇보다 먼저 국민의 눈높이를 존중해야 한다. 장관 인사는 권한 이전에 책임이다. 자격이 없는 인사를 억지로 임명해 얻는 것은 결국 정치적 반발뿐만이 아니라, 정책 실패와 행정 불신이라는 악순환의 고리이다. 그런 인사는 정권을 돕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부터 무너뜨리는 불씨가 될 수 있다.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권력을 위임받은 정부라면, 지금이라도 되물어야 한다. ‘이 인사가 과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인물인가?’ ‘국정을 맡길 만큼 도덕성과 능력을 갖추었는가?’ 이 질문에 솔직하게 답할 수 없다면, 그 인사는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국민 눈높이를 외면한 장관 인사 결정은 곧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그리고 그 대가는 고스란히 우리 사회 전체가 짊어지게 된다. 정치적 편의보다 국민의 신뢰를 우선시하는 성숙한 인사 문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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