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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구리역세권 개발 둘러싼 갈등…도시공사-시의회, 평행선 달리는 이유는

이건구 기자
​​​​​​​법 해석 충돌·정치적 의심·공공성 논란 ‘구리랜드마크’ 후속사업, 본궤도 오를 수 있을까 도시공사 “절차 적법·기부채납도 포함”…시의회 “재의결·시세 반영·특혜 방지 필요”
구리도시공사와 구리시의회. (사진=이건구 기자)
구리도시공사와 구리시의회. (사진=이건구 기자)

[편집자주] 겉으론 절차 다툼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더 복잡한 이야기가 있다. 공공성과 수익성 사이에서 균형은 어떻게 잡아야 할까. 지방의회와 공기업은 각자 어떤 책임을 져야 할까. 이번 기획은 단순히 한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아니라, 지방 행정의 민낯과 정치의 그림자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짚어본다. 무엇이 시민을 위한 선택인지, 결국 그 물음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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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7기 ‘랜드마크타워’에서 민선8기 ‘주상복합’으로

구리시 인창동 673-1번지. 한때 구리의 미래를 상징하던 이곳 ‘랜드마크타워’ 사업 부지는 민선7기 때 도시공사에 현물출자되며 개발이 추진됐다. 2019년 구리시가 해당 토지를 도시공사에 넘긴 뒤 민간사업자 공모와 협약 체결까지 이뤄졌다.

하지만 민선8기로 접어들면서 민간사업자와의 가격 현실화 합의에 실패했고 사업협약은 해지됐다. 도시공사는 방향을 선회해 지하철 8호선 구리역 출입구, e스포츠 경기장, 스카이라운지 등 공공시설을 포함한 조건부 토지매각 방식의 ‘(가칭)구리역세권 주상복합 건립사업’을 구상하고 민간사업자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시의회의 3가지 문제 제기

지난 6월27일 구리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 및 현안 브리핑을 통해 도시공사의 사업 추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 문제를 지적했다. ▲사업 방식이 변경됐으므로 시의회 재의결 필요. ▲토지가격이 지하철 개통 이후 시세를 반영하지 않아 저평가. ▲민간사업자 선정 평가방식이 최고가 낙찰제가 아니어서 특혜 소지가 있다. 이에 대해 도시공사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모든 항목에 대해 ‘법적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목조목 대응했다.

#이미 소유권 이전, 재의결 대상 아니라는 구리도시공사

구리도공의 첫 번째 반박은 명확하다. 2019년 토지 소유권이 구리시에서 도시공사로 완전히 이전됐기 때문에 해당 부지는 더 이상 ‘공유재산’이 아니며 시의회 재의결 대상도 아니라는 것이다.

도공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2조와 행정안전부 유권해석, 법률자문 모두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며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은 소유권 이전 전까지 유효하고, 이후엔 해당 사항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의회가 ‘당시 의결이 조건부였다’고 주장한 데 대해 도공은 “2018년 의결 내용은 단순 승인으로 조건부라는 기록은 없다”며 “타 법인 출자 취소도 재의결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토지 비교 대상, 개발 여건 전혀 달라

두 번째 쟁점은 토지매각 가격이다. 시의회는 2024년 인근 인창동 676-5번지에서 평당 7000만원에 거래된 사례를 들어 해당 시세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도공은 이 비교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676-5번지는 경춘국도변의 준주거지역으로, 용적률이 더 높고 공시지가도 2.3배 이상 높다”며 “면적도 작고 규제도 적은 유리한 땅”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도공은 “2023년 거래사례를 기준으로 하고 최근 2년간 공시지가 상승률(1.8%)을 반영해 1280억원이라는 기초가격을 산정한 것”이라며 “이는 2019년 기준가 606억원보다 674억원 이상 증가한 금액”이라고 강조했다.

(가칭)구리역세권 주상복합 건립사업 조감도. 좌측 (舊)구리랜드마크타워 건립사업 조감도. (사진제공=구리도시공사)
(가칭)구리역세권 주상복합 건립사업 조감도. 좌측 (舊)구리랜드마크타워 건립사업 조감도. (사진제공=구리도시공사)

#최고가 낙찰제보다 중요한 건 실현 가능성

시의회의 마지막 문제제기는 공모 방식이었다. 최고가 낙찰제가 아닌 ‘계획안·실행력·재무건전성 등’이 평가에 포함된 방식이 특정업체에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공은 이에 대해 “구리역세권은 단순 주상복합이 아니라 도심 기능 강화, 문화시설 확보 등 공공성까지 포함된 사업”이라며 “높은 가격만 제시하고 사업 수행능력이 떨어지는 경우,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도공은 이번 공모에서 일정 기준 이하 점수를 받은 업체는 자동 탈락되도록 하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토지가격과 계획안을 함께 평가하도록 했다. 이는 수원도시공사가 2020년 진행한 망포역세권 개발 사례와 유사한 구조다.

#정치적 배경 의심도…“정쟁 도구 삼지 말라”

도공은 이번 시의회의 공세가 단순한 행정 견제를 넘어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내비쳤다. “지방선거를 1년 앞둔 시점에서 반복되는 재의결 요구와 특혜 프레임은 시민 이익보다 정치적 명분을 위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도공 유동혁 사장은 “시의회가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우려를 제기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사업은 정당하고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정쟁의 도구가 아니라, 시민을 위한 선택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3대 공공기여 시설 포함…지역에 재투자도

도공이 추진하는 ‘구리역세권 주상복합 건립사업’에는 구리역 8호선 추가 연결통로, e스포츠 경기장, 스카이라운지(전망대) 등 3대 공공기여 시설이 포함된다. 이 시설들은 사업 완공 후 시에 기부채납될 예정이다.

도공은 “기존 사업 대비 수익도 크게 증가하며, 확보된 재원은 구리토평2지구 공공주택지구, 첨단산업도시 조성, 주차공간 확충 등에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갈등의 본질은 ‘무엇을 위한 개발인가’

이번 갈등은 단순한 개발사업을 둘러싼 행정 절차의 충돌이 아니다. 그것은 ‘공공자산에 대한 책임 있는 운영이란 무엇인가’, ‘시민을 위한 개발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도시공사와 시의회 모두 “시민을 위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쪽은 법과 절차에 따른 신속한 개발을 다른 한쪽은 공정성과 통제를 강조한다. 이 두 가치가 충돌하는 한,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해답은 결국 시민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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